“독도는 일본땅” 교묘한 日논리 들여다보니…

  • 입력 2008년 7월 15일 14시 03분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국제법상 근거는 무엇인가.

일본은 1951년의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는 15일 현재 일본어 영어 한국어로 된 독도 관련 주장을 버젓이 게재하고 있다. 한국어로는 ‘다케시마(독도)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포인트’라는 글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 단편들을 교묘하게 일본 논리에 꿰어 맞춘 것에 불과하다. 유하영 전 독도학회장,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등과 함께 이들의 주장을 반박해 본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대한 진실

일본 주장의 최대 근거로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꼽힌다. 샌프란시스코조약은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 연합국이 일본의 전후 처리를 위해서 일본과 맺은 조약이다. 이 조약에는 일본이 조선으로부터 강제로 빼앗아갔던 조선 영토를 반환해야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서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기초과정에서 한국은 일본이 포기해야할 영토에 독도(다케시마)를 포함시키도록 요구했지만 미국은 독도가 일본의 관할 하에 있다고 해서 이 요구를 거부했다”고 기술돼 있다. 이와 함께 1951년 8월 미국의 러스크 극동 담당 차관보가 “독도는 조선의 일부로 취급된 적이 결코 없으며 1905년부터 일본 시마네현 오키도지청의 관할하에 있다. 이 섬은 일찍이 조선에 의해 영유권 주장이 이루어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또 밴플리트 미국 대사의 보고서에도 독도가 일본 영토이며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일본이 포기해야하는 섬들에 독도가 포함되지 않는 것이 미국의 결론이었다고 적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마치 일본의 독도 소유를 인정해 준 것처럼 보인다. 또 미국이 일본의 독도영유를 인정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일본의 이 같은 주장은 전후 사실관계를 누락한 채 자신들의 입장에 유리하게 짜 맞춘 것에 불과하다. 이는 사실과 명백하게 다르다.

이 조약에서는 일본이 포기해야하는 영토로 ‘제주도 거문도 및 울릉도를 포함한 조선’으로 규정했다. 일본은 이 조약에서 독도가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국내학자들은 “‘제주도’라고 하면 그에 속한 우도 등 주변 섬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봐야하는 것처럼 ‘울릉도’라고 하면 그에 부속된 섬인 독도까지 당연히 포함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속도이론’은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 영토에 속한 수천개의 섬을 일일이 조약에 다 적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준비과정과 이후 상황에 대한 내용을 고의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다. 연합국은 샌프란시스코 조약 초안에서 일본이 독도를 조선에 돌려주어야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를 알게 된 일본은 미국 측에 맹렬한 로비를 벌였다. 독도에 미군의 레이더기지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 최근 여러 문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독도를 아예 일본 영토로 표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조약에 참여한 영국 뉴질랜드 호주 등 다른 연합국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이 조약이 독도가 일본 땅임을 표시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연합국의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대비한 합의서인 ‘연합국의 구일본 영토처리에 대한 합의서’(1950)에는 독도가 명백하게 대한민국 영토로 표시돼 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내부문서에 독도가 한국 영토임이 명시된 것이다. 이 같은 점에 비추어 국제법상으로도 독도는 명백히 한국 영토인 것이다.

한편 이에 앞서 연합국총사령부는 훈령 677호를 통해 독도가 일본 영토에서 제외된다고 명확하게 기술했다.

또한 일부 미국 관리들이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 내용은 미국의 공식입장으로 정리된 것이 아닌 일부 관리들의 의견일 뿐이다. 유하영 박사는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그야말로 보고서일 뿐이다”고 말했다. 일본의 로비를 받은 미국은 일본의 주장에 기울었지만 결국 연합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던 것이다.

▽사료에 근거한 역사적 사실마저 흠집내기

이밖에 일본은 한국측의 역사적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있다. 중세 안용복이 일본 정부로부터 울릉도 독도가 한국 땅임을 인정받았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안용복이 나라법을 어기고 일본에 불법으로 건너왔다가 둘러댄 내용이라는 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국측의 안용복 주장이 역사적 문헌에 따른 데 비해 일본은 안용복이 거짓진술을 했다는 사료적 근거도 없이 안용복의 주장을 깎아내리고 있다.

또 신라장군 이사부가 점령한 우산국에 독도가 속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세종실록지리지에 우산국의 영토에 울릉도와 독도가 속해 있다고 나와 있다. 우산국 영토관련 기술에서 울릉도와 우산도가 서로 마주본다고 돼 있다. 즉 우산도가 독도인 것이다.

일본은 또 중세 일부 조선지도에서 울릉도와 우산도(독도)의 위치가 바뀐 것을 따지고 있다. 이 지도는 1503년에 나온 ‘팔도총도’이다. 그러나 ‘조선 전도’ 등 다른 지도에서는 울릉도와 우산도의 위치가 제대로 나와 있다.

수없이 많은 역사적 사료에 울릉도와 독도관련 내용이 등장하지만 일본은 버젓이 “한국이 옛날부터 독도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근거는 없다”고 과감히 주장한다.

이 같은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독도연구가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가 14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상세히 반박한 바 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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