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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현대인의 ‘불안장애’ 종류와 증상별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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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현대인의 ‘불안장애’ 종류와 증상별 대처법

입력 2006-10-30 03:00수정 2009-10-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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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을 뜻하는 영어 ‘패닉’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공포의 신 ‘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위험한 상황이 없는데도 신체적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공황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노르웨이 표현작가 뭉크의 ‘절규’. 동아일보 자료 사진


불안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므로 명상, 요가 등으로 무엇보다 마음을 편하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사회적으로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지는데 개인의 스트레스 내성은 낮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정신질환이라고 하면 정신분열증, 조울증 같은 것들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신경증 노이로제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환자가 대표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이 바로 불안장애다. 불안장애의 종류는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사회공포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5가지가 있다. 이 중 환자가 가장 많은 공황장애를 중심으로 나머지 증상들의 사례와 대처 방안을 알아본다.》

■칼 같은 이 공포… 범인은 내 마음속 스트레스

공황장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神)인 ‘판(Pan)’은 숲과 들에서 동물을 보호하는 일을 맡았다고 한다. 이 신은 숲에 사람이 들어오면 공포감을 조성해 동물을 방어했다고 한다. ‘판’이 조성한 공포감이 영어 ‘패닉(panic·공황)’의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

공황은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때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작동되는 공포반응이다. 맥박이 뛴다든지, 숨이 가빠진다든지, 갑자기 구역질이나 오한이 나는 등 다양한 신체반응이 일어난다. 발작이 반복되면 외부 환경 변화가 없는데도 지속적으로 신체가 반응한다. 이게 공황장애다.

●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들

공황발작은 인구의 절반이 일생 중 한 번 정도는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증세가 지속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병인 줄 모르고 무시하거나 다른 병에서 기인한 것인 줄 알고 응급실을 찾았다가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낭패감을 겪는다. 사실 원인은 몸이 아니라 마음에 있었던 것.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공황발작을 겪었다면 공황장애를 의심해 볼 만하다. 이런 발작이 지속되는 공황장애 환자는 한국에만 40만∼60만 명이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추정이다.

서울에서 유명 공대를 중퇴한 양모(24) 씨는 최근 대학병원 정신과를 찾았다. 전공을 잘못 선택해 취직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에 시달리던 양 씨는 불면의 밤을 보내다 결국 학업을 마칠 수 없었다. 어지럽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식은땀이 나는 증상 때문에 병원 응급실을 찾기도 했지만 이상이 없었다.

양 씨는 결국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소견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방 우체국에 다니는 김모(46) 씨가 알코올중독에 빠진 것도 공황장애 때문.

주식 투자로 큰 손해를 본 뒤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그는 어느 날 출근길 자동차 안에서 심장발작과 함께 구토를 느끼며 30여 분간 식은땀을 흘리는 경험을 했다. ‘이대로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감마저 느꼈다. 이후로도 김 씨의 발작은 반복됐다.

내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운전하다 발작이 반복될까 두려웠던 그는 우편집배원 생활을 그만두고 본부 사무실 근무를 자원했다. 발작이 두려워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사회생활이 점점 힘들어졌고 결국 술에 의존하게 된 것.

● 발작이 반복되고 사회성 위협 땐 ‘장애’

공황발작이 있다고 해서 모두 공황장애 환자는 아니다. 발작이 반복되고, 그 상황이 올까 두려워지거나 출근 또는 외출을 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공황장애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

일시 발작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고부갈등을 겪었거나 중병에 시달렸던 사람이 많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유범희 교수는 “공황장애로 나타나는 현상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비슷해 대부분의 사람이 심장마비가 오는 게 아닌가 우려한다”며 “혈액검사, 흉부 X선 검사, 심전도 검사를 한 뒤 이상이 없다면 정신과를 찾아 상담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공황장애 원인으로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을 함께 꼽는다. 가족이나 친척 중에 공황장애 환자가 있었던 사람이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 놓일 때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황장애 환자 중에는 비행기, 택시 등 대중 교통수단이나 식당, 극장, 엘리베이터 등에서 견디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는 ‘광장 공포증’이 동반된 사례도 많다. 이때는 회복하는 데도 기간이 좀 더 걸린다.

● 약물치료와 함께 스트레스 관리 중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정신치료 등이 있다. 공황장애가 깊어지면 알코올중독이나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 때는 항우울제를 함께 처방하는 경우도 많다. 또 환자 스스로 상황을 개선하려 노력하는 인지행동치료와 왜 이런 공황장애가 생겼는지 알아보려고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정신치료 등이 있다.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서울대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사람은 입대할 때, 출산할 때, 첫 성관계를 가질 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등 생애주기상 스트레스를 겪는 때가 있다”며 “이런 스트레스에 내성이 약한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성격을 바꾸거나 스트레스를 관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명상으로 긴장 풀고… 취미생활로 안정 찾고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평소 긴장도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높다. 명상이나 복식호흡, 요가 등으로 긴장도를 낮추는 훈련을 하고, 미술 등 마음의 안정을 주는 취미활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다른 병도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불안장애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사회공포증 - 소심-완벽주의 성격 개선

남 앞에서 발표할 때마다 목소리가 떨린다든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믿고 있거나 다른 사람과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등 대인 관계 혹은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병이다. 조직 내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런 병에 걸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민의 3% 정도가 이런 증상이 있는 것으로 진단되지만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사회공포증은 ‘목소리 떨림 공포증’ ‘시선 공포증’ ‘손떨림 공포증’ 등 증상에 따라 다양한 진단명이 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지나치게 소심하거나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이 많아 ‘모든 것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범불안장애 - “위험 없다”고 주지시켜야

말 그대로 매사에 걱정이 많은 병인데 걱정이야 누구나 하는 것이어서 본인은 병으로 느끼지 못한다. 본인이 설사 병으로 느낀다 해도 남들은 꾀병처럼 받아들인다.

오 교수는 “누구나 살다보면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암에 걸릴 수 있다”면서 “그 확률은 매우 낮은데 범불안장애 환자들은 언제든 내 주변에서 그런 일이 반드시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보통 사람은 나름대로 적응하거나 극복하면서 살지만 범불안장애 환자들은 예민해서 신체 증상을 동반할 때가 많다. 머리가 아프고 근육통이 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입안이 바싹바싹 잘 마르며 식은땀을 잘 흘린다. 속이 늘 더부룩하고 피로감에 젖어 있지만 내과나 신경과에서 진단을 받아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 환자의 3분의 1 정도가 우울증으로 시달린다. 전북대 정신과 정상근 교수는 “병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게 치료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재연가능성 낮음’ 알게해야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일어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사건 사고를 겪은 뒤 당시의 현장과 상황이 계속 떠오르는 병이다.

공포감에 밤잠을 못 이루고 그 현장이 현실처럼 펼쳐져 다시 그때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감정이 불안정하고 기분 변화가 심하다. 심해지면 현실감이 없어지고 멍한 상태가 지속되며 우울증까지 겹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등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다. 6·25전쟁이나 베트남전에서 살아남은 상이용사들이 이런 증상을 겪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항우울제를 사용해도 큰 차도가 없다. 정신적 충격이 되는 사건 사고에 대해 원인과 결과를 다시 재구성하는 등의 ‘인지 재구성화’를 거쳐야 극복이 가능하다.

여의도성모병원 신경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5세 때부터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26세 여자 대학원생은 ‘내 탓이었다’는 생각에서 ‘결국은 아버지가 나빴다’로, ‘언제든 다시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지금은 괜찮다’로 인지 재구성화를 거쳐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정신적 외상이 되는 사건 사고를 털어놓지 않으면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진을 믿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박장애 - 청결벽땐 더러운 것 만지게

책임감이 강하고 지나치게 깔끔한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견된다. 외출할 때 가스레인지나 대문을 잠갔는지 몇 번씩 확인하거나 공중화장실이 더럽다며 밖에 있을 때는 아예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있다. 집에 친구들이 놀러왔다가 돌아가면 그들이 앉았던 자리를 걸레로 닦거나 방석을 세탁하기도 한다. 별 일이 없는데도 종일 손만 씻는 사람도 있다.

사람마다 조금씩 있을 수 있지만 확인하고 씻느라 종일 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면 문제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더러운 걸 못 참아서 매일 손을 씻는 사람에게는 일부러 더러운 걸 만지게 하는 식으로 행동치료를 하거나 세균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도록 인지치료를 하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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