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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2016 문화계 창조인]“순정만화 보며 아이돌 감성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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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2016 문화계 창조인]“순정만화 보며 아이돌 감성 살려”

임희윤기자 입력 2016-01-25 03:00수정 2016-01-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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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끝> 방시혁 빅히트 대표이사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올해 낼 방탄소년단의 차기작, 내년 이후 발표할 신인 그룹도 ‘소년’의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 빌보드의 ‘월드 앨범 차트’는 미국 밖에서 나온 모든 앨범이 판매량으로 겨루는 장이다. 최근 발표된 30일자 차트 1위에는 한국 7인조 남성그룹 방탄소년단의 앨범 ‘화양연화 pt.2’가 올라 있다. 4주째 1위, 연속 3주째 정상 질주다. 케이팝 가수가 단일 앨범으로 이 차트에서 2주 이상 1위를 지킨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의 방시혁 프로듀서 겸 대표이사(44)를 18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그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입상(1997년 동상)했고,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석 프로듀서로 god, 박지윤, 비의 히트곡을 만든 뒤 2005년 빅히트를 설립했다.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2008년)을 작사·작곡한 그가 2013년 힙합 아이돌을 표방한 방탄소년단을 데뷔시켰을 때 가요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그룹 이름이 유치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방탄은 힙합에서 많이 쓰는 단어이고, 소년은 절망을 이겨내고 꿈을 향해 뛰는 이들을 뜻합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이 두 가지 요소를 충족하기 바랐다. ‘예쁘거나 멋있어서 아이돌’ 말고 ‘또래 세대가 하고픈 얘기를 대변해 주는 아이돌’이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가수. “행복한 청춘만 얘기하는 건 또래들의 뒤통수를 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다루더라도 ‘폭력은 나쁘다’보다 ‘비겁하게 외면하고 싶었다’는 이야기까지 했을 때 공감을 살 수 있다고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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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학교 3부작’(학교 이야기를 다룬 초기 앨범 3장)을 잇는 2015년 ‘청춘 2부작’(청춘의 꿈과 아픔을 그린 ‘화양연화 pt.1’과 ‘화양연화 pt.2’ 앨범)으로 만개했다. 두 앨범은 합쳐서 47만 장 넘게 팔려 지난해 국내 CD 판매 차트 5, 6위에 올랐다. 해외 팬도 급증했다. 미국, 일본, 호주, 브라질을 포함해 4개 대륙 11개국에서 27번 콘서트를 열었다.

방탄소년단의 ‘심장박동’ 일부는 방 대표가 탐독한 순정만화, 소년만화에서 태동했다. “중학교 때부터 순정만화 잡지를 4, 5권씩 정기 구독했어요. 요즘도 시간 날 때 ‘새벽의 연화’ 같은 작품을 몰아 보며 울고 나면 뭔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창작자는 기본적으로 ‘젖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만화가 지닌 놀라운 상상력과 깊은 주제 의식은 여러 문화 콘텐츠의 핵심과 연결된다고 믿는다.

서울대 인문대를 차석 졸업한 그는 한때 교수를 꿈꾸기도 했다. “스피노자, 흄, 카를 포퍼를 좋아합니다. 합리성에 기반하되 따뜻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배웠어요.” 방탄소년단의 ‘낭만주의적 영웅관’은 만화와 철학을 동시에 탐닉한 방 대표의 독특한 세계관에 그와 공동 작사·작곡하는 그룹 멤버들의 실생활 디테일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셈이다.

“요즘 해외 케이팝 팬들은 유튜브 영상에 자국어 자막을 띄워 실시간으로 노랫말을 알아듣습니다. 세계 젊은이가 공감할 음악과 이야기를 담아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방시혁#방탄소년단#순정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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