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이 적어서 팔에 털이 많아서 그래서 탈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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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다모증 고민 털어내려면…

《직장인 최영수(33) 씨는 정수리 바로 옆에 생긴 동그란 ‘빈 터’로 고민하는 친구에게 탈모 전문 클리닉을 소개해 줬다. 그러나 친구는 생각만큼 한번에 확 치료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반대로 김상진(16) 양은 팔에 난 무성한 털 때문에 고민이 많다. 짧은 소매 교복을 입고 다니는 여름에는 고민이 더 심하다. 머리를 빗을 때마다 “팔도 빗어야지”라며 놀리는 친구들도 있다. 털이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 사람들이나 없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나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밋밋해도 고민이고 수북해도 고민인 털. 어떻게 하면 잘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 탈모-다모 모두 원인은 남성호르몬 과다

남성 여성 모두 머리털이 빠지는 데는 민감하다. 탈모는 ‘테스토스테론’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등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일어난다. 여성의 경우도 70∼80%는 안드로겐 분비가 많아지면서 탈모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동전 크기의 탈모가 생기는 원형탈모증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대머리 증상과는 달리 가족력과 크게 상관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형탈모증 역시 남성호르몬 분비와 관계가 깊다. 주로 머리털이 빠지지만 수염, 눈썹, 겨드랑이털, 음모에도 원형탈모증이 생긴다. 작은 원형탈모는 4∼12개월이면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특정 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탈모도 있다. 갑상샘 기능이 저하되면 모발이 건조해지고 잘 부스러지거나 빠진다. 성병의 일종인 매독에 걸리면 뒤통수와 옆머리에 콩알만 한 크기로 탈모 부위가 여러 군데 나타난다.

○ 털이 너무 많으면 내분비 질환 의심도

온몸에 털이 너무 많은 다모증(多毛症)으로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남성다움의 상징이었던 가슴 털도 이제는 ‘보기 흉하다’면서 없애 달라고 피부과를 찾는 남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다모증 역시 남성호르몬 과다 분비 때문에 생긴다. 남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면 머리털은 빠지지만 팔, 다리, 가슴 등의 체모는 무성해진다. 유전적 요인이 강해 부모가 털이 많으면 아이도 털이 많을 가능성이 50%를 넘는다. 여성에게 남성호르몬이 너무 많으면 입 주위나 다리에 억센 털이 난다.

내분비샘 장애에 의해서도 다모증이 생길 수 있다. 난소, 부신의 기능을 관장하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정상보다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거나 대사장애가 일어나 다모증이 되기 쉽다. 나이가 들면서 과거에 없던 털이 갑자기 새로 생긴 경우에는 혹시 내분비 질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 달걀노른자와 해조류 탈모에 도움

대표적인 탈모 치료법은 발모제를 복용하거나 탈모 방지제를 두피에 바르는 것이다. 또 모발 이식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먹는 발모제는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인 두피 내의 DHT 호르몬 농도를 낮춰 준다. 바르는 탈모 방지제의 경우 두피에 바른 후 2∼4개월 후 탈모가 감소하고 4∼8개월 후 모발이 자라나기 시작하므로 어느 정도 기다려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탈모가 많이 진행돼 모근이 없어졌다면 모발 이식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

반대로 털을 없애는 방법은 직접 깎거나 레이저로 제모시술을 받는 것이다. 제모 전용 레이저는 레이저 빛이 모낭에 있는 검은색에 흡수되면서 모낭을 파괴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이마나 턱은 5∼10분, 양쪽 종아리는 20∼30분 걸리며 1, 2개월 간격으로 3∼5회 시술받는다.

탈모를 방지하려면 폴리페놀 성분이 많은 녹차 사과 포도 보리 콩과 비오틴(비타민의 일종) 성분이 많은 달걀노른자, 아연이 많은 해조류를 먹으면 좋다. 불규칙적인 생활과 과도한 다이어트도 탈모의 원인이 된다.

머리를 감을 때 린스와 컨디셔너는 두피에 하지 말고 머리털에 한다. 머리끝에 린스를 묻힌 후 2, 3분 기다린 후 씻어낸다. 머리를 말릴 때는 두드리듯 말린다. 드라이는 가능한 한 찬바람으로 하고 드라이어와 30cm 이상 거리를 둔다.

(도움말=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최광호 초이스피부과 원장)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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