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43>服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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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服’은 ‘衣服(의복)’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服務(복무), 服用(복용), 服從(복종)’과 같은 경우에도 사용된다. 이런 의미가 어떻게 나타나게 됐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服’의 갑골문은 ‘배에 판자와 같은 것을 손으로 붙이는 모양’을 나타낸다. ‘服’의 부수인 ‘月’은 원래 ‘舟’였으나 자형이 비슷한 ‘月’ 부수로 변했다. 이에 따라 ‘服’은 ‘부착, 붙다’라는 의미를 갖는 한자였다. 몸에 붙는 것은 ‘옷’이다. 그러므로 ‘服’에 ‘옷’이라는 뜻이 생겼다. ‘衣服’은 ‘옷’이라는 뜻이고, ‘着服(착복)’은 ‘옷을 입다’라는 뜻이다. ‘着’은 ‘붙다, 옷을 입다, 신발을 신다’라는 뜻이다. ‘옷’으로부터 ‘옷을 입다’라는 뜻이 생겼다. ‘服喪(복상)’은 ‘상복을 입다’라는 뜻이다.

‘服’에는 ‘직책, 맡은 직무, 처리해야할 일’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붙어 서서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에서 나왔다.

‘服務(복무)’는 ‘일하다, 근무하다’라는 말인데, 원래 ‘붙어 서서 힘써 일하다’라는 뜻이다. ‘務’는 ‘힘써 일하다’라는 뜻이다. ‘服從(복종)’은 원래 ‘붙어 서서 따르다’라는 뜻이다. ‘從’은 ‘따르다’라는 뜻이다.

‘降服(항복)하다’는 ‘적에게 지다’라는 뜻이고 ‘降服받다’는 ‘적을 이기다’라는 뜻인데 ‘降服’은 원래 ‘굴복하여 가까이 붙다’라는 뜻이다. ‘說服(설복)’은 ‘말하여 굴복시키다’라는 뜻이지만 원래는 ‘말하여 가까이 붙게 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歎服(탄복)’은 ‘감탄하여 굴복하다’라는 뜻이다. 원래 ‘감탄하여 가까이 붙게 되다’라는 뜻이다. ‘服膺(복응)’은 ‘마음에 새겨 두어 잊지 않다’라는 뜻이다. 원래는 ‘가슴에 붙어있다’라는 뜻에서 왔다. ‘膺’은 ‘가슴’이라는 뜻인데 ‘가슴’의 기능으로부터 ‘안다, 품다’라는 뜻을 갖게 됐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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