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腦 집중해부<2>뇌 발달과 학습능력

  • 입력 2003년 3월 16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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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 아기 뇌의 용량은 성인 뇌의 25%인 350g 정도. 그러나 생후 1년 만에 1000g에 이를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한다. 사춘기가 되면 성인의 뇌 무게인 1300∼1500g에 도달한다.

뇌는 나이에 따라 발달부위가 달라진다. 최근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가 자기공명영상(MRI)촬영으로 뇌발달 과정을 촬영해 얻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발달은 앞쪽에서 뒤쪽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뇌의 발달 부위에 따라 아이의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의료계에선 주장한다.

서울대 의대 약리학 교실의 서유헌 교수는 “뇌 부위가 다 성숙되지 않은 아이에게 어른과 같은 교육을 시키면 구토 발작 등과 같은 과잉학습장애나 각종 스트레스 증세가 나타나 아이의 뇌 발달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와 고려대 교육학과 김성일 교수의 도움말로 아이의 성장에 따른 적절한 뇌 교육 방법을 알아보자.

▽태어나서 3세까지=고도의 정신활동을 담당하는 뇌의 앞 부위인 이마엽(전두엽)과 뇌의 중간 부위인 마루엽(두정엽), 뇌의 뒷부위인 뒤통수엽(후두엽) 등 뇌의 기본 골격이 형성되며 신경세포끼리 연결회로가 만들어지는 시기. 머리의 좋고 나쁨은 이 신경세포회로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신경세포 회로는 만 3세까지 가장 활발하게 발달한다.

뇌가 전반적으로 골고루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학습은 좋지 않다. 독서만 시킨다든지, 언어교육을 무리하게 시킨다든지 등 일방적인 학습은 뇌 발달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운동과 감각을 통한 학습시기이므로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면서 탐색하고 사물을 조작하도록 한다. 아주 정교한 장난감보다는 주위의 사물을 이용해 만들고 그리기, 흉내내기, 역할놀이, 공놀이, 악기놀이 등이 도움된다.

▽4세에서 6세까지=종합적인 사고와 인간성 도덕성 기능을 담당하는 이마엽 발달이 집중되는 시기. 이 시기에 예절교육과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예의 바르고 인간성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뇌에서 정서를 담당하는 부분은 만 3세가 되면 성숙한다. 정서적으로 격려해 주고 무리한 일을 억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 또 심한 벌을 주지 않아야 하며 도덕적인 면에서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이들이 배우는 과정은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 6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음악이나 미술 혹은 외국어와 같은 특수한 기술을 억지로 가르치려는 것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아이가 배우기를 원하지 않는 한, 그리고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즉시 그만두고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기를 유도하거나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부모가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동화책을 읽어 주면 어휘와 상상력이 증가한다. 또 새로운 상황에 자주 접할 수 있도록 박물관, 동물원, 식물원 등에 데리고 다니며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규칙이 있는 놀이를 통해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가르친다.

▽7세에서 12세까지=뇌의 가운데 부위인 마루엽과 양옆의 관자엽(측두엽)이 발달한다. 관자엽은 언어기능, 청각기능을 담당하는 곳으로 관자엽이 발달하는 시기에는 외국어 교육을 비롯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교육이 효과적이다.

의료계에선 언어 교육, 특히 영어 교육은 초등학교 시절에 적절히 시키는 것이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너무 일찍 외국어를 가르치거나 반대로 사춘기 이후 너무 늦게 시키면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이 시기에 고전과 명작들을 많이 읽게 하면 국어 실력이 상당히 올라간다.

공간 입체적인 사고 기능, 즉 수학 물리학적 사고를 담당하는 마루엽도 이때 발달한다. 이 시기의 아이는 자신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따지기를 좋아한다.

12세 이후엔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뒤통수엽이 발달한다. 이때는 보는 기능이 발달해서 자신의 주위를 훑어보고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선명하게 알며 자신의 외모를 가꾸려고 노력을 한다. 의료계에선 화려하고 멋진 연예계 스타나 운동선수에게 빠져서 열광하는 것도 시각적인 기능이 유난히 발달하는 시기와 관련 있다고 본다.

부모는 아이가 아이돌 스타에 열광하는 모습을 나무라지만 말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허용해주어야 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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