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뉴스만 실어보냅니다』…인터넷신문「포지티브…」

  • 입력 1998년 3월 16일 07시 27분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펼치기가 두려운 때가 있었다. 성수대교 붕괴,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지금이라고 사정이 크게 다르랴. 기업 도산과 대량 실업, 어지러운 정치권의 소식에 마음이 어두워지는 사람들은 한번쯤 꿈꿔봤을 것이다. 기분좋은 소식만 전해주는 신문은 어디 없을까.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 가면 ‘행복한 뉴스’만을 싣는 ‘포지티브 프레스(긍정적인 신문)’를 만날 수 있다.

‘포지티브 프레스’는 USA투데이 등 인터넷에 올라오는 미국의 신문 잡지 기사 가운데 긍정적인 소식만을 골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오늘의 톱뉴스’와 ‘기분좋은 뉴스’ ‘오늘의 말’ ‘즐거운 게시판’ ‘역사탐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늘의 톱뉴스’는 편집진이 검색한 기사 가운데 가장 기분좋은 뉴스로 꼽은 이야기이다.

지난 주말의 ‘톱뉴스’는 ‘윈스턴 살렘 저널’에 실린 기사. 노인들을 어린이들과 어울리도록 하고 애완동물 식물을 돌보게 하면서 죽음의 냄새가 가득한 양로원을 삶의 희망이 넘치는 곳으로 바꿔나가는 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노인들의 투약량과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조사결과 나타났다. 치매에 걸려 혼자 옷을 입을 수도 없었던 한 할머니는 새를 기르면서 ‘새가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살아야 할 이유를 갖게 되었고 지금은 혼자서도 옷을 입을 수 있다….”

‘톱 뉴스’와 ‘기분좋은 뉴스’가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긍정적인 소식을 골라 싣는 반면 ‘오늘의 말’에서는 짤막한 경구를 매일 소개한다.

“행복은 고양이와 같다. 당신이 부르면 달아나지만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일에만 집중한다면 당신의 무릎 위로 뛰어올라올 것이다.”(윌리엄 버넷)

‘즐거운 게시판’의 글쓰기 규칙도 독특하다. 일반적인 ‘네티켓’ 외에 부정적인 글 쓰지 않기, 인터넷에서 마치 소리지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대문자 쓰지 않기, 다른 사람의 글에서 맞춤법 틀린 것을 지적하지 않기’가 추가된다. 매일 전자우편으로 받아볼 수도 있는 ‘포지티브 프레스’는 96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나흘만에 ‘야후’에서 ‘이 주의 사이트’로 선정될 만큼 단번에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포지티브 프레스’에 곧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연결해 놓은 사이트만 해도 1천개가 넘는다.

‘포지티브 프레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92년 미국의 수필가인 존 그룸이 설립한 비영리 조직인 ‘아테네 뉴 미디어’.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정치인의 부패, 전쟁과 학살 등 ‘열받는’ 소식만 모아놓은 ‘데일리 아웃레이지’ 사이트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지난 주말 ‘스팸’(광고 등 귀찮은 메일을 대량 발송하는 전자우편을 가리키는 속어)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포지티브 프레스’와 ‘데일리 아웃레이지’를 통해 편집진은 ‘부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는 주류 매체의 전복’을 꿈꾼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이 전하고자 하는 ‘뉴스’다. http://www.positivepress.com/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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