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KFC 할아버지’, 롯데 팬에서 가족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2008년부터 열렬응원 마허 교수… 취업비자 만료에 구단서 정식채용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경기에서 종종 TV 중계 화면에 잡히는 관객이 있다. 이 지역에서 ‘켄터키 할아버지’로 유명한 케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65·미국·사진)다.

올해를 끝으로 한국을 떠날 뻔했던 마허 교수가 내년에도 부산에 남아 롯데를 응원할 수 있게 됐다. 관중이 아닌 어엿한 롯데 정식 직원으로서다.

6·25전쟁 참전 용사의 아들로 2008년 한국에 처음 온 마허 교수는 곧바로 롯데의 열혈 팬이 됐다. 10년 넘게 롯데의 안방경기는 거의 빼놓지 않고 현장에서 봤다. 한국에서 혼자 지내는 그에게 롯데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 부산 팬들은 그를 ‘사직 할아버지’, ‘KFC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함께 응원을 했다.

그는 올가을을 끝으로 한국을 떠날 처지였다. 몸담았던 대학에서 정년퇴직하면서 취업 비자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듣고 성민규 신임 단장이 나섰다. 성 단장은 마허 교수를 직접 만난 뒤 정식 직원으로 채용을 결정했다. 16일 부산 롯데 사무실에서 정식 계약을 맺은 그는 10월 1일부터 새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외국인 선수의 생활과 적응을 돕고, 외국 팬들에게 롯데를 알리는 일이 주 업무다. 그는 구단을 통해 “미국에 있는 형제를 제외하면 롯데는 한국에서 만난 또 다른 가족이자 친구다. 롯데 가족이 돼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켄터키 할아버지#롯데#부산 사직구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