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자연과학]공룡이 왜 멸종했을까, 바로 산소농도 변화 탓
더보기

[자연과학]공룡이 왜 멸종했을까, 바로 산소농도 변화 탓

동아일보입력 2012-05-19 03:00수정 2012-05-20 14:08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진화의 키 산소농도/피터 워드 지음·김미선 옮김/360쪽·2만2000원·뿌리와이파리
에베레스트의 정상은 희박한 공기를 뚫고 나간다. 그 위로 발을 들이는 등반가들에게 부족한 산소와 낮은 기압은 치명적이다. 창백해진 등반가들의 마지막 눈엔 그 위 수백 미터 상공을 유유히 날아가는 새들이 보인다. 새는 포유류보다 산소를 훨씬 덜 필요로 한다. 아득한 과거에 뿌리를 둔 다른 동물들은 진화 당시의 환경에 적응하며 발달했다.

새의 조상인 공룡이 오랜 기간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동물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고 그 중 일부는 다시 바다로 돌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실마리는 ‘산소 농도’의 역사에 있다.

저자는 지구상의 대멸종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이자 지구과학자. 그는 지난 6억 년에 걸쳐 대기 중 산소의 농도가 동물에게 중요한 진화적 변화를 일으켰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동물의 진화라는 대항해를 ‘산소 농도’가 어떻게 조종해왔는지를 연대기에 따라 보여준다.

지구는 다섯 차례의 대멸종을 겪었다. 이 가운데 네 차례 멸종을 관통하는 요인이 산소 농도의 하락이다. 오늘날 대기 중 평균 산소 농도는 약 21%. 오르도비스기, 데본기, 트라이아스기에는 이 수치가 15%에도 못 미쳤다. 페름기에는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초의 생명체가 지구에 등장한 5억4000만 년 전 이래, 산소 농도는 12∼35%를 주기적으로 오르내렸다.

관련기사

대멸종으로 텅 빈 세계는 빠르게 다른 생물로 채워졌다. 저산소 시기에 등장한 종은 고산소에서도 생존하며 어떤 경우는 번성하기까지 한다. 로버트 두들리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산소 농도를 23% 수준으로 높여 초파리를 기른 결과 세대를 거듭할수록 크기가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고산소 조건에서는 불필요해진 저산소 폐 체계가 사라지기도 한다.

낮은 산소 농도에 적응한 사례 중 하나가 삼엽충이다. 캄브리아기 초기 삼엽충은 산소를 얻기 위해 분절된 몸 마디마디에 한 쌍의 아가미를 반복해서 배치하는 식으로 진화했다. 이후 산소 농도가 올라가면서 엄청나게 번성해 캄브리아기 지층 구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공룡은 1억5000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다. 이는 지구 역사상 산소 농도가 가장 낮았던 시기인 트라이아스기나 그 직전에 진화했기에 가능했다. 공기가 희박해진 트라이아스기 말에 조룡이나 포유류는 저산소 재난을 겪었다. 해수면 높이에서조차 고산병으로 죽어갔다. 고도 압박으로 거주지를 잃은 종들은 해수면을 향해 이주했다.

효율적으로 산소를 추출하는 폐를 갖고 있던 공룡은 발이 네 개여서 호흡이 어려웠던 다른 파충류를 따돌리고 살아남았다. 쥐라기와 백악기에 산소 농도가 올라가면서 공룡은 최대로 몸집을 키웠다. 오늘날 새들이 산소가 거의 없는 수천 미터 상공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비결은 이 공룡의 폐를 물려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채널A 영상] 2012년 12월 21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책의 향기#자연과학#진화의 키 산소농도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