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 퇴출용병 뻬드롱 “K리그와 궁합

  • 입력 2009년 5월 16일 08시 48분


“그 친구, 나쁜 선수는 아니야. 우리와 맞지 않았을 뿐이지….”

김학범 전 성남 감독의 회상이다. 알만한 팬들은 모두 알 것. 바로 성남의 전 용병 공격수 뻬드롱(31) 얘기다.

본명이 ‘크리스티아누 플로렌시우 다 실바’인 그는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 주(州) 리그에서 15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현 소속팀은 아우레우. 뻬드롱의 활약 속에 팀도 전국리그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상파울루 주 리그가 총 19게임을 치르니 그의 역할과 비중을 알 만 하다.

최근 3개월 간 브라질 연수를 다녀온 김 전 감독은 한때 자신과 한솥밥을 먹은 뻬드롱의 플레이를 현지에서 지켜보며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2007년 브라질 전국리그 16골을 터뜨렸고, 작년 초까지 상파울루 주 리그 11골로 득점 1위를 달린 뻬드롱은 그 해 4월 성남에 안착했다.

그러나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 뻬드롱은 K리그에서 3경기에서 고작 한 골을 뽑는데 그쳤고, 조용히 짐을 쌌다. 그런 그가 고국 무대에서 펄펄날고 있으니 한숨이 나올 수밖에.

프로축구연맹 등록명 ‘뻬드롱’에 얽힌 사연도 재미있다. ‘큰 돌’이란 의미의 뻬드롱은 어릴 적 대형 트럭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으나 별 외상없이 살아나 지인들이 ‘큰 돌’ 애칭을 붙였다.

역시 축구 선수를 하는 동안에도 한 번도 다치지 않았다는 후문. 김 전 감독은 “퇴출 용병들의 실력이 떨어지기보단 ‘적응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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