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적 리더십이 강팀 만든다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문용관씨 ‘배구지도자…’ 박사논문

한국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호주의 2006년 독일 월드컵 16강, 러시아의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 4강….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거스 히딩크 감독(63·네덜란드)이 맡은 팀마다 강팀으로 변모시키는 비결은 뭘까.

이런 의문에 답을 주는 박사 논문이 발표됐다. 프로배구 대한항공 사령탑 출신 문용관 KBSN 해설위원이 인하대 체육학 박사 논문으로 쓴 ‘배구 지도자의 변혁적 리더십과 팀원의 사회 연결망 및 성원 만족의 관계’가 그것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깊고 지적 자극을 하는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들이 성적을 잘 낸다고.

변혁적 리더십의 대명사는 히딩크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은 카리스마가 강하면서도 선수들의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관리형 스타일이다. 당시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가 여자친구와 헤어져 기분이 우울한 것까지 알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에 운동생리학과 스포츠심리학, 역학 등 스포츠 과학을 적용해 한국 축구의 지도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문 위원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표본 집단이 대학(7개)과 고등부(16개) 등 23개 팀 322명으로 제한된 한계점이 있지만 스포츠 팀을 이끄는 지도자의 리더십이란 측면에서 실업과 프로팀, 그리고 대표팀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박사학위를 받는 문 위원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변혁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그동안 성적을 잘 냈다. 팀의 운영은 감독 중심형과 주장 중심형, 그리고 주장·선수 중심형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감독 중심형의 팀 성적이 가장 좋았다. 감독이 선수들을 잘 장악했을 때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도자가 팀을 변화시킨 국내 사례도 많다. 남자 배구 만년 2위 팀을 일약 최강으로 바꾼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대표적이다. 김 감독은 ‘컴퓨터 리더십’으로 팀을 변신시켜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으며 새 바람을 일으켰다. 여자 배구 GS칼텍스의 이성희 감독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지난 시즌 강호 흥국생명을 제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로축구 FC 서울의 터키 출신 셰놀 귀네슈 감독은 스포츠심리 전문가까지 영입해 젊은 선수 일색의 팀을 강호로 만들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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