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김연아의 6가지 집중력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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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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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4대륙 피겨선수권 대회’. 붉은 드레스를 입은 ‘피겨 퀸’ 김연아(19·고려대 입학 예정)가 은반 위에 섰다. 배경음악 ‘셰에라자드’에 맞춰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연속 3회전 점프)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제 트리플 루프(오른쪽 날을 사용한 공중 3회전 점프). 김연아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하지만 이게 웬일? 오뚝이처럼 일어난 김연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무대를 압도하며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수천 명의 관중과 수십 대의 카메라, 그리고 두 눈을 부릅뜬 심사위원들 앞에서 큰 실수를 범하고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그녀의 놀라운 능력. 김연아는 비결을 말한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집중력.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처음 한두 문제만 어렵게 느껴도 시험을 통째로 망치는 학생, 툭하면 정답지에 답을 하나씩 밀어 써서 재앙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 학생은 모두 이 집중력이 부족해서다. 김연아를 통해 공부에서 집중력을 기르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보자.

【1】거듭된 훈련이 집중력을 높인다
서울 H초등학교 6학년 송모 군. 국제중학교를 목표로 한 송 군은 3학년 때 처음 토셀(TOSEL) 시험을 봤을 때 6급이 나왔다. 입학기준은 3급. 송 군은 영어단어를 외우고 듣기 테이프를 들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 모의고사를 봤다. 유형을 익힌 송 군은 1년 만에 ‘3급’ 목표를 달성했고 올해 국제중에 들어간다.
김연아가 은반 위에서 발휘하는 고도의 집중력은 반복된 훈련에서 비롯된다. 같은 동작을 수 없이 반복하다 보면 피겨연기를 몸 자체가 기억해 재현해 내는 수준에 이르는 것. 그래서 실수를 하더라도 동물적 본능을 통해 곧바로 다음연기에 몰입하게 된다.
☞집중력 높이기: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라

【2】선택적으로 집중한다
서울 J초등학교 4학년 박모 군의 별명은 ‘오지랖’이다. 공부할 때도 엄마가 거실에서 누구와 어떤 전화통화를 하는지 다 주워듣는다. 안방에서 돌 지난 막내 동생이 칭얼거리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것도 박 군. 동생이 자신의 지우개에 손을 대면 학습지를 풀고 있다가도 “가져가면 나한테 맞는다”며 소리친다. ‘선택적 집중’을 못하는 전형적인 유형이다.
빙판 위에 선 김연아는 관객의 환호성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연기에만 집중한다.
HB연구소 박형배 소장은 “다른 자극을 의식하는 순간 실수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한 가지에 집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주변에 관심이 많은 학생은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경우”라고 말했다.
☞집중력 높이기: 집중 방해 요소를 없애라

【3】자신을 통제한다
서울 S초교 6학년 김모 군은 종일 TV나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의 꾸지람은 늘고 성적은 떨어졌다. 김 군과 부모는 집중력 전문가를 찾아 상담한 후 ‘하루 게임 1시간’ ‘학습지 1시간’ 등 계획을 세웠다. 김 군은 “엄마가 기뻐하고 아빠에게 혼나는 일이 적어져서 정말 좋다”며 “이젠 계획대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를 통제하는 힘은 안정된 심리상태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김연아에겐 기술선생이자 멘터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 가족의 애정과 지원, 국민의 응원이 든든한 후원자다. 공부를 잘하려면 ‘내가 설령 실수를 하더라도 부모가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 이런 믿음은 자기애와 자신감으로 이어져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감정을 통제할 수 있게 한다.
☞집중력 높이기: 자신감+심리적인 안정감을 키워라

【4】실수 징크스가 없다
서울 J초등학교 5학년 김모 양은 선생님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린다. 4학년 때 선생님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했다가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된 후 증상은 더 심해졌다. 발표 때마다 ‘이번엔 실수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말을 더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박 소장은 “김연아는 실수가 상처로 저장되기 전에 지우는 성격”이라며 “실수했던 경험이 떠오르면 두뇌는 모든 현상을 스트레스로 인식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평정심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집중력 높이기: 실수를 잊는 마인드 컨트롤!

【5】좋아서 한다
중학교 2학년 A 양은 멍하게 있다가 자주 선생님에게 혼났다. 과외 선생님이 앞에 있어도 머릿속은 온갖 공상으로 가득했다. 성적은 바닥을 맴돌았다. 한국집중력센터 이명경 소장은 먼저 A 양에게 “영어성적이 오르면 상을 주겠다”고 설득했다. 작은 성취동기를 마련한 것. 중간고사에서 영어성적이 20점 오르자 A 양은 “자신감이 생긴다. 재미있다. 다른 과목도 도전하고 싶다”며 스스로 학습동기를 찾았다.
‘어느 색깔의 메달이든, 어떤 점수를 받든, 어떤 경기를 하든 끝난 후 항상 환하게 웃을 수 있길….’ 김연아가 미니홈페이지에 쓴 글이다.
이 소장은 “이런 태도는 1등이나 높은 점수를 성취하려는 목적을 넘어 스케이팅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뭔가를 얻기 위한 성취동기는 순간적인 집중력은 높여주지만 또 쉽게 꺾이기 때문에 근원적인 학습동기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집중력 높이기: 단기 목표→성취동기→학습동기로 발전시켜라

【6】즐거움과 만족감을 기억한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10분도 못 버티는 학생과 한번 책을 잡으면 거뜬히 두 시간을 넘기는 학생의 차이는? 바로 집중력이다. 지루하고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즐거움을 느꼈던 경험이 집중력을 생산해낸다.
박 소장은 “김연아가 고난도 연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어려운 기술을 성공했을 때의 뿌듯함을 이미 알기 때문”이라며 “지겹고 하기 싫은 상태를 지나 한번쯤 몰입의 즐거움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자녀를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중력 높이기: 잘 할 수 있는 과목을 집중 공략해 좋은 결과 경험하기
집중력을 강조한 김연아의 말말말

솔직히 연기를 하면서 어느 순간 실수가 나올지 몰라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어요.”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쇼트 프로그램 후

“트리플 루프를 실수하고 나서 긴장이 많이 됐어요. 하지만 머릿속으로 앞으로 해야 할 연기를 생각하면서 집중력을 가지고 끝까지 경기를 풀어나갔어요.”
-2007∼2008 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2연패 후

“훈련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이다.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특히 사진 찍을 때 (터지는) 플래시는 선수들에게 정말 위험할 수 있다.”
-팬들의 지나친 관심을 우려하며 지난해 5월 김연아 선수가 미니홈페이지에 쓴 글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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