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급 선수도 ‘도망가고 싶은 운동’ 있다

  • 입력 2008년 8월 26일 02시 56분


神弓도 쩔쩔매는 팔굽혀펴기, 力士도 헉헉대는 오래달리기

양궁-역도선수 취약종목

일반인 평균수준 못미쳐

농구-야구선수 체지방률

통념과 달리 일반인 상회

《‘국가대표급 운동선수는 모든 운동을 다 잘할까.’ 역도 선수는 2분간 66.3회의 윗몸일으키기를 해서 일반 대학생의 67.7회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궁 선수는 팔굽혀펴기에서 일반인에게 뒤졌다. 양궁 선수는

54.3회로 일반 평균(60.6회)보다 낮았다. 반면 역도 선수와 양궁 선수는 공 던지기, 멀리뛰기 등에서는 일반인보다 크게 앞섰다.

동아일보가 25일 단독 입수한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고병구 박사 연구팀의 ‘스포츠 영재 발굴 평가도구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은 평균적으로 일반인보다 운동능력이 좋지만 전공 종목에 따라 일반인보다 뒤처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2∼2007년 23개 종목의 국가대표급 선수 407명과 일반 대학생 249명의 기초체력을 팔굽혀펴기, 농구공 던지기,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오래달리기, 윗몸 앞으로 굽히기, 50m 달리기, 사이드스텝테스트, 하프스쿼트점프 등 9개 분야에서 조사했다.

▽역도 선수 윗몸일으키기 약해=역도 선수가 윗몸일으키기에 약한 것은 역도가 하체 근력이 중요한 반면 윗몸일으키기에는 복근이 주로 필요하기 때문.

역도 선수는 오래달리기에서도 뒤지는 편. 역도 선수는 1600m를 480.9초에 달려 일반 평균(465.5초)보다 늦었다. 역도가 순간적인 힘을 내는 운동인 데 반해 오래달리기는 근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덩치가 크다는 점도 오래달리기에 불리하다.

양궁 선수에게 필요한 팔 힘은 일정 시간 힘을 주고도 흔들리지 않는 근지구력이다. 순간적인 힘이 필요한 팔굽혀펴기에서 양궁 선수가 약한 것은 이 때문이다.

▽축구 선수는 오래달리기 우수=유도 선수의 팔굽혀펴기 횟수는 118.5회로 일반인(60.6회)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일반인은 공을 661.1cm 던진 반면 농구 선수는 1346.1cm로 2배 이상 멀리 던졌다.

역도 선수는 하지순발력이 필요한 제자리멀리뛰기 평균이 285cm로 일반인(224.7cm)에 비해 1.27배 더 잘 뛰었다. 축구 선수는 1600m 달리기를 일반인(465.5초)보다 154.5초 빠른 311초에 완주했다.

▽야구 농구는 체지방 많을수록 힘도 좋아=농구, 야구, 역도 선수의 체지방률은 각각 18.2%, 17.0%, 16.9%로 일반인 체지방률(16.1%)보다 높았다.

지방과 근육의 비율을 말하는 체지방률이 낮다고 모든 운동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순간적·지속적 힘과 스피드를 모두 키우려면 몸 전체를 키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체지방도 함께 증가한다. 반면 근육량은 적게 필요하고 유연성, 민첩성은 필요한 체조 선수의 체지방률은 8.8%에 불과했다.

연구 책임자인 고병구 박사는 “운동선수는 전공 종목에 맞는 신체 특징과 체력을 가지고 있다”며 “어린이와 청소년기에 이런 특징을 조기 발견해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1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 체격·체력검사 결과를 이용해 스포츠적성을 진단하고 종목별 스포츠 적합성을 평가하려면 체육과학연구원의 스포츠적성진단시스템(kostass.sports.re.kr)을 이용할 수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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