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후반 36분 극적 동점골… 한국, 프랑스와 1-1 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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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19분



기적 같은 무승부였다.
끈질긴 투혼은 마침내 보답을 받았다. 월드컵 우승컵을 차지해봤던 ‘제국’ 프랑스의 오만과 한국을 낮게 보던 세계의 편견은 산산이 부서졌다.
후반 36분 프랑스 진영 오른쪽을 파고들던 설기현의 크로스가 솟아올랐다. 한국 스트라이커 조재진의 머리에 맞고 흘러나오는 공을 한국의 ‘대형 엔진’ 박지성이 달려들며 프랑스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를 피해 차 넣어 골문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이끌려가던 한국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이 19일 독일 라이프치히 첸트랄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G조 2차전에서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날 전반 9분 프랑스의 간판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이끌려 갔으나 후반들어 총공세를 펼침으로써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를 기록해 프랑스(2무)에 앞서 G조 1위를 고수했다. 한국은 24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스위스 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전 진출을 바라 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라이프치히=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프랑스와 1-1 무승부
'16강이 보인다'
한국이 프랑스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라이프치히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G조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티에리 앙리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박지성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무(승점4)를 기록, G조 1위를 지키며 16강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오는 24일 열리는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비기기만해도 최소 조2위를 확보, 16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한국 축구의 막판 투혼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한국은 박지성, 조재진, 이천수를 스리톱(3-top)으로 하는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고 프랑스는 앙리를 원톱으로 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한국은 전반 9분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실뱅 윌토르가 우리 진영 왼쪽을 돌파하다 때린 볼이 김남일을 맞고 흐르자 앙리가 페널티 지역 가운데서 왼발 슛으로 연결, 골네트를 가른 것.
반격에 나선 한국은 22분 이천수가 왼쪽 코너킥을 문전으로 올렸지만 프랑스 수비가 먼저 외곽 처리하며 무위에 그쳤다.
프랑스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프랑스는 24분 플로랑 말루다가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했으나 볼은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고 27분에는 오른쪽 코너킥을 문전에 있던 지단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또 31분에는 지단의 왼쪽 코너킥에 이은 파트리크 비에라의 헤딩 슛이 골라인을 지나쳤지만 말루다가 이호에게 먼저 반칙을 범해 무위에 그치는 아찔한 장면을 맞기도 했다.
이렇다할 찬스 한번 잡지 못하고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이을용을 빼고 설기현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한국은 10분 이천수가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프리킥, 문전으로 올린 볼을 김동진이 머리에 갖다댔지만 무위에 그쳤다.
위기도 여럿 있었다. 12분 윌리 사뇰이 오른쪽 진영에서 문전으로 크로스한 볼을 파트리크 비에라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다행히 골키퍼 이운재의 가슴으로 향하는 아찔한 장면을 맞기도.

한국은 후반 20분 이후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프랑스 문전을 위협해 나갔지만 상대 수비진에 번번이 패스가 차단당하며 기회를 놓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한국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것은 후반 36분. 설기현이 오른쪽 코너부근에서 문전으로 크로스한 볼을 조재진이 헤딩으로 문전으로 떨궈주자 박지성이 쇄도하며 오른발으로 살짝 건드리며 골네트를 가른 것. 프랑스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가 점프하며 외곽 처리하려 했지만 볼은 그의 손끝을 맞고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들어갔다.
극적으로 동점을 이룬 한국은 이후 설기현과 안정환이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진 못했다. 한국은 40분 앙리가 골키퍼 이운재와 1대1로 맞서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운재 골키퍼의 결정적인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기기도.

한국의 값진 동점골의 주인공 박지성은 경기후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은 24일 오전 4시 스위스와, 프랑스는 같은 시간 토고와 각각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동아닷컴]
○전반전 주요상황
4분 프랑스가 첫번째 코너킥 기회를 얻었다. 플로랑 말루다의 오른쪽 코너킥을 골키퍼 이운재가 외곽 처리했다.
7분 프랑스의 실뱅 윌토르가 우리 진영 오른쪽을 돌파한 후 슈팅, 골키퍼 이운재가 선방 처리했다.
9분 한국이 선제골을 내줬다. 실뱅 윌토르가 우리 진영 왼쪽을 돌파하다 때린 볼이 김남일을 맞고 흐르자 앙리가 페널티 지역 가운데서 잡아 왼발 슛, 우리 골네트를 갈랐다.
11분 이호가 플로랑 말루다에 백태클을 시도, 경고를 받았다.
22분 한국이 첫 프리킥을 얻었다. 이천수가 왼쪽 코너킥을 문전으로 올렸지만 프랑스 수비가 먼저 외곽 처리했다.

24분 플로랑 말루다가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 볼은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26분 티에리 앙리가 우리 진영 중앙에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수비벽을 맞고 외곽 처리됐다.
27분 프랑스의 오른쪽 코너킥. 문전으로 올린 볼을 지네딘 지단이 헤딩슛 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29분 김동진이 플로랑 말루다를 수비하다 반칙, 경고를 받았다.
31분 지네딘 지단의 왼쪽 코너킥에 이은 파트리크 비에라의 헤딩 슛이 골라인을 지나쳤지만 플로랑 말루다가 이호에게 먼저 반칙으로 노플레이 처리. 한국, 실점 위기를 넘겼다.
38분 이천수가 상대 왼쪽 진영에서 프리킥한 볼, 문전의 조재진의 발에 걸리지 않으며 그대로 골라인 아웃됐다.
○후반전 주요상황
한국은 이을용을 빼고 설기현을 투입했다.
8분 실뱅 윌토르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10분 이천수가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프리킥, 문전으로 올린 볼을 김동진이 머리에 갖다댔지만 무위에 그쳤다.
12분 윌리 사뇰이 오른쪽 진영에서 문전으로 크로스한 볼, 파트리크 비에라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이운재 골키퍼 가슴으로 향했다. 그 전에 비에라가 최진철에 반칙.
13분 플로랑 말루다가 골대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볼은 골대를 한참 벗어났다.
15분 미드필드에서 문전의 조재진으로 한번에 연결된 볼이 너무 길어 그대로 외곽처리 됐다.
15분 프랑스가 포워드 실뱅 윌토르를 빼고 미드필더 프랑크 리베리를 투입했다.
18분 윌리 사뇰이 페널티 오른쪽에서 슈팅한 것, 김영철의 몸 맞고 골라인 아웃됐다.
24분 한국이 미드필더 이호를 빼고 수비수 김상식을 투입했다.
27분 한국이 이천수를 빼고 안정환을 투입했다.
34분 에리크 아비달이 이영표에 반칙, 경고를 받았다.
35분 김동진이 문전에서 헤딩슛 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36분 한국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설기현이 오른쪽 코너부근에서 문전으로 크로스한 볼을 조재진이 헤딩으로 문전으로 떨궈주자 박지성이 쇄도하며 오른발으로 살짝 건드리며 골네트를 가른 것. 프랑스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가 점프하며 외곽 처리하려 했지만 볼은 그의 손끝을 맞고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들어갔다.
38분 프랑크 리베리가 오른쪽 골라인 부근에서 아크 중앙으로 패스한 볼, 플로랑 말루다가 슈팅했지만 허공으로 향했다.
40분 티에리 앙리가 골키퍼 이운재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슈팅했으나 이운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인저리타임 안정환이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볼은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프랑스, 포백으로 잡는다”
딕 아드보카트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프랑스전에 포백수비를 기반으로 하는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아드보카트는 19일 오전(한국시간) 라이프치히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독일월드컵 G조 예선 프랑스와의 경기에 4-3-3 포메이션을 승리를 위한 전술로 결정했다.
포백수비는 ‘김동진-김영철-최진철-이영표’이 맡게 되며 미들라인은 이을용을 꼭짓점, 이호와 김남일이 더블볼란치를 형성한다.
스리톱은 토고전에 선발 출전했던 이천수-조재진-박지성이 다시 출격한다.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토고와의 경기에 지역예선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던 김동진. 전지훈련 기간 동안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얻었던 김동진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특명을 받았다.
김동진이 왼쪽 윙백을 맡으면서 왼쪽 윙백이었던 이영표는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른쪽 윙백인 송종국과 조원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이영표의 위치를 변경한 것.
또 아드보카트는 프랑스의 공격을 지휘하는 지단을 봉쇄하기 위해 수비력이 뛰어난 ‘진공청소기’를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토고전에 선발 출전했던 김진규, 송종국은 선발에서 밀려났고, 골을 넣었던 안정환은 후반 조커로 투입될 전망이다.
한편 프랑스는 ‘4-2-3-1’ 포메이션으로 한국을 상대한다. 티에리 앙리가 원톱으로 출격하고, 말루다-지네딘 지단-실뱅 윌토르가 앙리의 뒤를 받친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클로드 마켈렐레와 파트리크 비에라가 맡는다.
포백은 왼쪽부터 에리크 아비달, 윌리엄 갈라스, 릴리앙 튀랑, 윌리 사뇰. 골키퍼는 파비앵 바르테즈가 지킨다. 선발에서 제외된 프랑크 리베리를 제외한 10명의 선수가 스위스전 선발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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