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진실 게임' 다혜역 하지원/"반항적 눈빛 어때요?"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7분


18일 개봉된 영화 ‘진실 게임’은 관객의 입장에서 두 가지가 인상적이다.

우선 영화가 담고 있는 연예계의 적나라한 ‘단면도’. 극 중 팬클럽 회원들이 클럽 내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매니저와의 섹스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묘사된다.

또 하나는 상당 부분 주인공 다혜 역의 하지원(22)이 제공한다. 이 작품이 영화 데뷔작으로 ‘햇병아리’ 배우인 하지원은 조검사 역의 까마득한 연기 선배 안성기에 당당히 맞서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취조 과정에서 하지원은 두 눈을 치켜 뜨면서 “검사 아저씨, 내가 목욕하는 거 봤죠”라고 말한다. 기성세대의 허위 의식을 꼬집는 이 장면에서는 그의 도발적인 강렬함이 느껴진다.

단국대 연극영화과 1학년이던 1997년 MBC 드라마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데뷔한 그는 2년 간 단역으로 출연하다 올초 KBS1 ‘학교Ⅱ’에서 반항적인 눈빛의 세진 역으로 ‘떴다’. ‘진실∼’ 외에도 촬영 중인 ‘가위’와 ‘동감’ 등 두 편의 영화에 주인공으로 잇따라 출연하면서 충무로의 기대주로 훌쩍 성장했다.

그는 “취조실에서 벌이는 조검사와 다혜의 두뇌게임과 치열한 감정싸움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다혜가 눈빛에서 밀리면 영화도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말한다. 평소 자상한 선배로 연기를 가르쳐 주다가도 막상 감독의 큐사인만 떨어지면 비수처럼 꽂히는 안성기의 눈빛이 무섭기조차 했단다.

그가 생각하는 ‘진실게임’의 ‘영화 밖 진실’은 어떤 것일까? 그는 “영화 속의 묘사에는 진실이 일부 담겨 있다”면서도 “다큐멘터리가 아닌 만큼 창작물로서 영화적 표현이 많다는 걸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