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허재 나래에 「둥지」…정인교와 맞트레이드

  • 입력 1998년 5월 28일 19시 05분


기아엔터프라이즈의 ‘농구천재’ 허재(33)가 나래블루버드 유니폼을 입는다.

기아와 나래는 28일 허재와 정인교(29·나래)를 맞트레이드하기로 결정, 프로농구 출범이래 최고카드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허재는 97∼98시즌 플레이오프 MVP이며 ‘사랑의 3점슛’으로 유명한 정인교는 프로원년 3점슛왕을 차지했던 나래의 간판스타.

기아는 정인교와의 맞트레이드안과 루키인 신기성을 받아 다른 팀과 다시 트레이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었으나 슈터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판단, 정인교와의 맞트레이드로 최종결정했다.

이로써 97∼98시즌 개막전 트레이드 공개요구로 불거졌던 ‘허재 파동’은 7개월만에 막내렸다. 허재는 97∼98시즌이 끝난 뒤에도 공개적으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었다.

당초 허재의 트레이드에 뛰어든 팀은 나래와 삼성썬더스. 원년 최하위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우승후보라는 예상과는 달리 9위의 참담한 성적을 낸 삼성은 게임메이커의 필요성을 절감, 최근 제대한 대어 양경민과의 맞트레이드를 추진해왔다.

삼성쪽으로 기울던 협상이 급선회한 것은 허재가 나래로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 이에 삼성이 기아와의 트레이드를 강행할 경우 허재가 은퇴를 선언, 양경민만 빼앗기고 빈손으로 돌아설 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한걸음 물러섰고 이 틈을 나래가 비집고 들어간 것.

허재가 굳이 나래를 고집한 것은 동문인 용산고 선배들이 많은데다 현역은퇴후에 대한 ‘보장’을 약속받은 때문으로 알려졌다. 나래의 이홍선 구단대표와 최형길 사무국장 이재호 코치가 모두 용산고 출신이다.

나래가 허재 트레이드에 매달린 이유는 구단을 대표할 만한 스타가 없는데다 지난 시즌 고비를 풀어나갈 해결사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 나래구단의 한 관계자는 “허재는 앞으로도 최소한 2년은 더 뛸수 있다”며 “내년 시즌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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