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LA올림픽 입성” 태권도 품새 희망차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첫걸음
화려한 발기술에 관중 탄성… 품새에 반해 겨루기도 보러 가
“판정 공정성-객관성 보완하고 격파 등 흥미 요소 추가해야”

한국 태권도 남자 품새 단체전에 나선 한영훈·김선호·강완진(왼쪽부터)이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자카르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국 태권도 남자 품새 단체전에 나선 한영훈·김선호·강완진(왼쪽부터)이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자카르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3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의 모든 일정을 마친 태권도는 이번에 첫선을 보인 품새가 관심을 끌었다.

태권도 품새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여름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겨루기에서 보기 힘든 태권도 본연의 동작 하나하나를 절도 있게 보여준 품새는 웬만한 액션영화 못지않은 화려한 발기술로 관중을 매료시켰다. 품새 경기가 열린 19일 자카르타컨벤션센터 총회장은 5000석의 관중석이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 품새와 겨루기의 동반 인기몰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총회에서 일본 전통무예 가라테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태권도 겨루기는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정식 종목이 됐다. 하지만 가라테는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 곧바로 정식 종목에 편입됐다. 겨루기의 일종인 ‘구미테’와 품새와 유사한 ‘가타’가 모두 정식 종목이다.

이에 비해 올림픽에서 겨루기 종목만 열리는 태권도는 대회 때마다 “재미가 없다”는 비난에 시달리거나 판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점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가 많고, 호쾌한 기술보다는 잔기술로 점수를 따려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품새의 등장은 이 같은 평가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서 겨루기 16종목이던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는 겨루기 10종목, 품새 4종목으로 치러졌다. 품새를 통해 태권도 동작의 매력을 발견한 인도네시아 관중은 겨루기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겨루기 역시 올해부터 뒤차기 점수를 3점에서 4점으로 올리고, 주먹 지르기(1점)에도 곧잘 유효 판정을 내리며 공격적인 플레이가 크게 늘었다.

○ 화려함 앞세워 가타 뒤쫓는 품새

태권도의 품새는 가라테의 가타와 비슷하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새로 도입한 새 품새와 자유 품새는 발차기를 앞세운 태권도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각, 새별, 십진 등 새 품새는 모두 발동작 위주다. 빠른 비트의 음악에 맞춘 자유 품새에서는 선수들이 한 몸처럼 ‘두 바퀴 반 회전(900도) 돌려차기’ 등 고난도 기술을 선보였다.

태권도의 품새는 25일 열리는 가라테 가타와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된다. 가라테는 진중하고 무게 있는 손동작 위주다. 품새에 비해 화려함은 훨씬 덜하다.

국제화에 앞선 것은 가타다. 가라테는 1994년 일본에서 열린 히로시마 대회부터 아시아경기 정식 종목이 됐는데 이때 구미테와 가타가 함께 편입됐다. 이번 아시아경기 가라테에는 모두 12개의 금메달(가타 2개, 구미테 10개)이 걸려 있다.

○ 남은 과제는 공정성 보완

가라테는 일단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 잔류를 확신하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는 태권도에 비해 가라테가 훨씬 뿌리 깊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미주 지역에서는 태권도의 인기가 상당히 높다. 2019년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팬 아메리칸 대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태권도 품새가 정식 종목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강신철 이란 대표팀 총감독은 “이번 대회 품새는 ‘나눠 먹기’가 심해 보였다”며 심판 판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세계태권도연맹 품새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태성 가천대 교수는 “품새에 격파 등을 넣어 더 흥미롭게 만드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김배중 wanted@donga.com·이헌재 기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태권도#품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