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컨슈머]“더 좋은, 더 재밌는 수업 위해” 15년째 수업자료 공유해 온 교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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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습자료 공유 홈페이지 운영하는 김성태 충남 인주중 도덕 교사

김성태 충남 인주중 도덕 교사는 “수업의 주체가 교사에서 학생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의 교수학습자료에도 그런 변화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성태 충남 인주중 도덕 교사는 “수업의 주체가 교사에서 학생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의 교수학습자료에도 그런 변화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료 ‘영화로 배우는 도덕’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홈페이지 ‘거북샘의 도덕사랑교실’이 문을 연 지 어느덧 14년이 넘었지만, 차별화된 수업 자료를 받으려는 교사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거북샘의 도덕사랑교실’에는 초중고 도덕(윤리) 수업 및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활동지 △수업 지도안 △수업용 파워포인트(PPT) △교과 관련 영상 플래시 등 다양한 교수학습자료가 올라와 있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이 홈페이지의 회원 규모는 4만 명 수준.

14년 전 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줄곧 무료로 각종 교수학습자료를 공유하는 주인공은 김성태 충남 인주중 도덕 교사다.



“재미있는 도덕 수업 만들고 싶어”


“교편을 잡은 직후부터 수업자료를 공유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제 수업에 사용하려고 여러 자료를 만들다가 아예 홈페이지를 만들어 단원별로 정리해두면 편하겠다 싶어 시작했는데, 동료 교사들이 남겨준 칭찬과 격려, 응원의 글을 원동력 삼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김성태 충남 인주중 도덕 교사)

‘거북샘의 도덕사랑교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영화로 배우는 도덕’이다. 이 콘텐츠는 도덕 교과 단원을 영화와 연결해보는 활동지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다문화에 대해 공부한다면 결혼이주 여성이 등장하는 영화 ‘완득이’의 내용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문화 시대에 지녀야 할 올바른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 김 교사는 “딱딱하고 지루한 도덕을 더 재밌게 공부하기 위해 만들게 됐는데, 새로운 수업을 기획하려는 교사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교사는 수업을 위한 교수학습자료를 끊임없이 발굴, 개발한다. 최근에는 교육출판기업 미래엔과 협업해 자유학기용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 자료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유했다. 자료는 각 단원의 주제를 학습하기에 적합한 현실적인 탐구 활동들을 소개하고 이에 필요한 예시 자료, 활동지 등으로 구성된다.

“아무래도 도덕은 교과서 속 사례나 학습 활동도 다소 규범적이고 딱딱한 편입니다. 지루해하는 학생들과 함께 생기 있는 수업을 만들어가려면 현실과 가까우면서도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자료가 필요하지요.”(김 교사)


“학생 중심 수업으로의 변화, 수업 자료에도 반영”


교수학습자료를 꾸준히 개발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김 교사는 미래엔의 중학교 도덕 교과서 집필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 교사는 “도덕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고,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많이 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교과서를 집필하면서도 감동과 감화를 주는 좋은 예화 자료를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교과서 집필의 경험은 김 교사에게 새로운 통찰을 안겨주기도 했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수업의 형태와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절감한 것. 예를 들어 환경 문제와 관련된 단원이라면 과거의 강의식 수업에서는 환경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에 대해 교사가 직접 설명하는 식이었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주도해서 환경 문제의 원인을 생각하게 지도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도록 한다. 이러한 탐구 과정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고민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실천해 나가도록 하는 것. 김 교사는 “새 교과서는 토의 토론 학습, 문제해결 학습 단원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면서 “학생이 직접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스스로 배움을 얻는 과정이 상당히 강조됐다”고 말했다.

“새 교과서가 나오면 더 좋은 수업을 위해 고민했던 부분들을 반영해 새로운 교수학습자료를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선생님들의 수업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이 자료 역시 제작이 끝나는 연말쯤 홈페이지에 올려 많은 교사와 공유할 것입니다.”(김 교사)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교수학습자료#거북샘의 도덕사랑교실#교과서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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