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수중 드론’ 이용해 정교한 3D 해저 입체지도 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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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바다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수중 드론’을 이용해 정교한 3차원 해저 입체 지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해양과학 연구는 물론 건설업 등 관련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철 포스텍(포항공대) 극한환경로봇 연구실 교수팀은 포항 구룡포읍 장길리 앞바다 일대 500㎡(약 151평)에 대한 정밀 해저지도를 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바다 속 영상을 얻으려면 무선조종잠수정(ROV) 등을 바다 속에 내려 보내 광학카메라로 촬영했다. 초음파 장비로 바다 깊이를 측정하는 방법과 병행해 입체지도를 만들기도 했지만 1m 단위로만 구분할 수 있어 해상도가 낮았다. 유 교수팀은 정밀 수중탐사 장비 ‘사이클롭스(Cyclops)’를 자체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이클롭스는 바다 속에서 전후좌우 어느 방향으로든 수㎜ 단위로 정밀하게 헤엄칠 수 있어 일명 ‘수중 드론’이라고 불린다. 하늘을 나는 드론처럼 물속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고성능 카메라 장비로 해저지형을 촬영한다.

연구팀은 2013년 사이클롭스 개발을 마치고 성능개선을 거쳐 2015년 3월 실제 해저 탐사를 진행했다. 이렇게 얻어낸 데이터를 분석하고 5㎝ 단위로 구분할 수 있는 정밀한 해저지도를 완성한데 이어 3D프린터를 이용해 정밀한 바다 속 입체 모형을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상용화 할 경우 다양한 해저탐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저 지형의 변화를 수 ㎝ 단위로 확인할 수 있어 해양 지질학이나 생물학 연구는 물론 해저터널 건설 같은 대형 공사, 군사용 해저 지형 조사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교수는 “항공기나 드론으로 지상을 촬영하는 작업을 수중에서 했다고 보면 된다”며 “바다 속 환경 정보를 필요로 하는 많은 분야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해양과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엘세이버 오션 엔지니어링(elsevier Ocean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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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철 포스텍 교수팀이 개발한 수중 드론 ‘사이클롭스(Cyclops)’. 바다 속을 전후좌우상하 어느 방향으로든 이동이 가능하다. 포스텍 제공

유선철 포스텍 교수팀이 개발한 수중 드론 ‘사이클롭스(Cyclops)’. 바다 속을 전후좌우상하 어느 방향으로든 이동이 가능하다. 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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