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김예림 “목소리로 기억되는 가수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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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일 00시 05분


코멘트
● ‘슈퍼스타K3’ 출신 혼성 듀오 투개월
● 몽환적인 인어 목소리와 독특한 창법


‘추상적(抽象的)인 사람’

혼성 듀오 투개월의 여성 멤버 김예림(19)은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오묘(?)했다.

스스로를 “나는 추상적인 사람인 것 같다”고 말한 김예림은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복잡한 수학문제 같았다. 자연스레 그의 말과 행동, 생각에도 그런 그의 성향이 묻어 나왔다.

“저와 저의 음악을 한 가지 의미로 단정짓고 싶지 않아요.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사람마다 다른 그 느낌을 그대로 열어두고 싶어요.”

투개월은 Mnet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가수 이승철은 김예림의 노래를 듣고 ‘사람을 홀리는 인어처럼 묘한 목소리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김예림은 당시 몽환적이면서도 독특한 음색으로 화제를 모았고, 투개월은 김예림의 목소리에 힘입어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에 이어 슈스케에서 3위를 차지했다.

그런 김예림이 지난 17일 자신의 목소리의 장점을 잘 살린 첫 번째 미니앨범 ‘어 보이스’(A Voice)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올 라잇’(All Right)으로 활동 중이다.

‘올 라잇’은 ‘어 보이스’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김예림의 소속사 미스틱89의 대표인 가수 윤종신이 작사 작곡했다. 이별 후 아파하면서도 겉으론 괜찮다고 말하는 여자의 복잡한 심경을 표현한 미디엄 템포의 곡으로 특유의 음색을 가진 김예림에게 최적화된 맞춤 노래다.

김예림은 지난 5월 24일 투개월 결성 2주년을 맞아 투개월로 공개한 ‘넘버원’과 지난 4일 선보인 선공개곡 ‘컬러링’에 이어 ‘올 라잇’까지 모두 3곡으로 음악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김예림은 ‘올 라잇’ 티저 영상에서 속옷을 입고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해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학업을 마치기 위해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투개월의 나머지 멤버인 도대윤의 빈자리를 홀로 채우고 있는 김예림에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내용만으로도 김예림이 어떤 뮤지션이며 또래 가수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김예림과의 일문일답.

▶조용하지만 할 말은 다 하는 여고생의 가수 도전기


-‘슈스케’가 끝나고 데뷔를 하기까지 1년 6개월의 공백기가 있었다. 어떻게 지냈나.
“2011년 말 슈스케 끝났고, 지난가을 회사와 계약했다. 이후 계속 곡을 받고 녹음하며 시간을 보냈다. 새 앨범 작업만 6개월이 넘게 걸렸다.

-함께 ‘슈스케’에서 활동한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가 먼저 데뷔,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부담감은 없었나.
“없었다. 나완 다른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전혀 신경을 안 쓰지만 주위 사람들이 걱정하더라. 남들과 비교하며 빨리 준비하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다.”

-소속사를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미스틱89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느낌이 좋았다. ‘슈스케’ 때부터 윤종신 선생님의 조언에 마음이 끌렸다.”

-윤종신과 음악적인 궁합이 잘 맞는다는 말인가.
“나도 모르는 내 목소리까지 다 알고 있더라. 또 녹음할 때도 굉장히 섬세하다. 늘 대화로 의견을 나누고 내 의견을 많이 반영해 준다. 잘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외모는 물론 생각하는 것도 또래보다 성숙한 것 같다.
진지할 때는 진지한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성숙하단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나는 1994년생이다. 그리고 올해 초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지금까지 늘 조용했지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았다. 모범생도 튀는 학생도 아니었다.”


▶인어 음색을 가진 솔로 여가수 김예림

-한 달 사이에 3곡이나 음원차트1위를 기록했다. 만족하나.
“왜 그런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상위권으로 올라갈 때도 행복했는데, 1위를 하고 순위가 유지되는 걸 보니 벅차더라. 정말 신기했다.”

-오디션 무대와 데뷔 후 첫 무대. 무엇이 다르던가.
“설명할 수 없지만 느낌이 달랐다. 그리고 데뷔 후 무대가 더 떨리더라. 조금씩 알아가는 만큼, 그만큼 더 떨리더라.”

-몽환적인, 인어, 섹시한 음색 등 수식어가 많다. 제일 맘에 드는 것은.
“내 목소리가 특이한지 모르겠다. 방송에 나오면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그때부터 ‘내가 그런가’하고 생각하게 됐다. 얼마 전 아기 때 찍은 영상을 봤는데 그때도 목소리가 맑거나 깨끗하지는 않더라. 부모님께 갓난아기 때부터도 중저음이었다고 들었다.”

-목소리 때문에 할 수 있는 음악 장르가 국한된다고 생각하나.
“이번 앨범 트랙의 장르가 다 다르다. 곡의 분위기와 내 목소리가 잘 맞는 느낌을 찾으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한정된 음악을 하고 싶지 않다.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싶다.”

-앨범을 준비하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5곡의 느낌이 모두 달랐기에 각자의 곡을 어떻게 내 목소리로 표현할까 고민했다. 윤종신 선생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종신, 이상순, 검정치마, 페퍼톤스, 정준일, 하림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과의 작업은 어땠나.
“순탄했다. 하지만 고민이 많았다. ‘나를 바꿔야지’라는 생각보다는 기존의 내 모습과 감성에 새로운 걸 추가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올라잇’은 어떤 곡인가.
“비트가 있는 곡이지만 분위기는 정적이다. 묘한 노래다. 다양한 분위기가 녹아 있는 곡이기에 정적으로 부르되 비트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가사 역시 남자에게 무심하지만 무심한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좋아하긴 해서 유혹하는 느낌도 살려야 했다.”

-‘올 라잇’을 타이틀 곡으로 정한 이유는.
“이 곡은 후렴구만 정해져 있었다. 이후에 가이드 작업을 통해 곡이 완성됐다. 처음 멜로디를 들었을 때 입에 착착 붙더라. 확신이 들었다. 윤종신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속옷만 입고 나온 티저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의도가 어떻든 확실히 앨범을 알리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론가들의 분석도 있었는데.
“곡에 맞는 스토리의 이해를 돕기 위했을 뿐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 섹시함을 어필하려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논란에도 속상하지 않았다.”

▶혼자와 둘, 그리고 음악

-새 앨범에 대한 도대윤의 반응은 어땠나.
“별다른 말을 안 하더라.”

-미국에 간 도대윤은 언제쯤 돌아오나.
“나도 잘 모른다. 내년쯤이 아닐까.”

-듀오와 솔로의 차이는 무엇인가.
“앨범도 노래도 다르다. 솔로는 부담감과 책임져야 할 것이 많지만 내 색깔을 보여주기엔 좋다. 듀엣은 같이하는 재미가 있다.”

-예뻐졌다는 말을 자주 듣을 것 같다. 신세경을 닮았다는 말이 많던데.
“가끔 듣는다. 신세경 선배님을 닮았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고 있다.”

-동갑내기 오디션 출신 가수 백아연과의 라이벌 구도다. 알고 있나.
“듣기는 했지만, 솔직히 생각 안 해봤다. 우린 음악과 색깔이 다르다. 아마 모든 게 다른 것 같다.”

-이번 앨범을 내고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모든 면에서 아직은 준비 단계다. 완성도가 조금 아쉽지만 내 나이에만 누릴 수 있는 풋풋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기에 만족한다.”

-가수의 꿈을 이뤄 만족하나.
“가수를 계속 꿈꿨지만, 이렇게 빨리 좋은 분을 만나 꿈을 이룰지 몰랐다. 음악 자체를 즐기면서 하는 분들을 만나 함께 음악하게 돼 기쁘다. 그들에게서 나의 미래를 엿볼 수 있어 좋다.”

-10년 뒤 자신의 모습과 음악 생활을 예상해 본다면.
“모르겠다. (당황하며) 정말 모르겠다. 그때의 나와 맞는 음악을 하고 있을 것 같다.”

-가수로서의 목표는.
“그런 건 없다. 나는 매일매일 모든 게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김예림의 목소리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
“내 음악을 듣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을 열어두고 싶다. 뭔가 하나를 주장하고 싶지 않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추상적이다. 그래서 생각도 말도 다 추상적인 것 같다. 명확하게 구분 지어 지거나 정의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팬들에게 한마디
‘슈스케’ 때부터 오래 지켜봐 주시는 팬들, 이번 앨범 들어 보고 새로운 느낌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그때그때 다른 음악으로 다양한 모습 보여 드릴 테니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제공|미스틱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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