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시장 쑥쑥… 부활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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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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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수입밀과 가격차 줄고
[2] 친환경 먹을거리 열풍
[3] 로컬푸드 소비 트렌드

주부 박경숙 씨(42)가 빵집에서 꼭 고르는 제품은 ‘우리밀 식빵’이다. 대형마트에선 아이들 간식거리로 ‘우리밀 호떡가루’를 집어 든다. 박 씨는 “수입 밀가루로 만든 제품보다 비싸지만 웰빙(참살이)을 생각해 우리밀 제품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우리밀 시장이 쑥쑥 자라고 있다. 우리밀 가공품 생산에 SPC그룹, 사조해표,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이 가세하면서 우리밀 시장이 지난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1980, 90년대 ‘우리밀 살리기 운동’이 이제 ‘산업’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1984년 밀 수입 자유화와 함께 정부가 국산 밀 수매를 중단한 뒤 거의 맥이 끊기다시피 한 우리밀이 부활하는 것은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우리밀이 얻은 가격경쟁력과 친환경 먹을거리, 로컬 푸드(Local Food·지역 농산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소비 트렌드 덕분이다.

지난해 우리밀 시장 규모는 수매액 기준으로 약 160억 원(1만8000t). 올해는 우리밀 시장 규모가 250억 원대(3만5000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만 해도 우리밀의 가격이 수입밀보다 4배가량 비쌌지만 최근에는 가격차가 1.5배 정도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우리밀 7000t을 수매한 SPC그룹은 올해 1만5000t을 수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전북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전남 해남군 등 지방자치단체와 재배 계약을 맺고 있다. CJ는 지난해 5000t을 수매했고, 올해는 1만5000t을 수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우리밀 가공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 2014년에는 6만 t을 가공해 연매출 1200억 원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다. 사조해표는 현재 가정용 제품 판매를 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기업간거래(B2B) 제품으로 신선 제품, 냉동 제품 등까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또 우리밀 홈베이킹 제품을 더욱 늘려나갈 예정이다.

우리밀 제품은 2007∼2008년에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밀이 병충해 염려가 없는 겨울작물이며 영양성분이 풍부하다는 점에 착안해 ‘참살이’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건 쉽지 않았다. 파리크라상 식품기술연구소 손병근 수석부장은 “겉으로 봐서는 똑같은 식빵인데 우리밀로 만들었다고 기존 식빵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면서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우리밀로 친숙하고 대중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2008년 우리밀 밀가루 등 4종을 내놓은 CJ는 지난해 ‘우리밀 핫케익믹스’, 부침가루, 튀김가루 등 11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우리밀 만두 등 12가지 제품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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