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산동네가 예술마을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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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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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꿈꾸는 마추픽추’ 사업… 태극도 마을에 조형물 10점 설치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2009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 및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하는 ‘생활공간 공공미술 가꾸기’ 사업으로 추진된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10개 조형물 설치작업이 끝난 곳은 사하구 감천2동 산복도로 일대 일명 ‘태극도 마을’. 부산 대표 산동네로 6·25전쟁 당시 모여든 피란민들이 모여 산 곳이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서로 배려하며 살을 맞대고 살면서 민족문화 원형과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산허리에 계단식으로 형성된 이 마을을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26일 찾았다. 공공미술 발전 현장을 둘러보고 주민 반응도 들어보려는 취지.

산동네 살리기 사업이 시작된 것은 6월. 전국 공모 9개 지역 중 한 곳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예술창작문화단체인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대표 진영섭)가 밑그림을 그리고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추진했다. ‘원도심 보존과 재생’이 기본 개념.

설치 작품 10개 중 4개는 주민 참여로 제작됐다. 인근 감정초등학교 학생들이 채색한 도자기 벽화 ‘우리가 가꾸는 꽃길’과 우리누리공부방 학생들이 저마다 장래 소망을 그린 ‘내 마음을 풍선에 담아’는 사람이 희망임을 보여준다. 주민들이 가져다준 빈병으로 만든 ‘무지개가 피어나는 마을’과 ‘달콤한 민들레의 속삭임’에는 주민의 소원과 꿈이 담겨 있다.

초록색 2층집 옥상 난간에 놓인 ‘사람 그리고 새’, 푸른빛 조명이 환상적인 ‘희망의 노래를 담은 풍선’, 바람이 불면 여러 마리 잠자리 날개가 돌아가는 ‘가을여행’, 곤충 형태의 노란색 날개가 움직이는 ‘굿모닝’, 버스정류장 벤치를 작품화한 ‘꿈꾸는 물고기’, 옹벽을 꽃동산으로 바꾼 ‘하늘 계단’은 낙후된 마을을 예술 정취가 물씬 풍기는 문화마을로 확 바꿨다.

부산발전연구원은 현재 이 일대 산복도로와 골목길 관련 연구 과제를 진행 중이다. 재개발, 재건축보다 기존 공간을 보존하고 되살리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 부산시는 주민을 비롯해 건축가, 미술가, 대학교수 등으로 ‘살기 좋은 문화마을 조성 추진협의회’를 구성한 뒤 내년부터 공동화장실 개선, 마을주차장 조성, 쌈지공원 조성, 노후불량주택 개선 등으로 문화가 있는 미술마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부산시 김형찬 도시경관기획단장은 “감천2동 미술프로젝트는 문화공간 가꾸기 사업의 시발점”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부산을 살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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