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이라도 더 가볍게… 사이클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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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5일 03시 00분


■ 투르 드 서울 국제사이클 D-3… 자전거의 진화

“공기 저항 - 마찰 최소화”
첨단부품에 타이어폭 좁게
도로경주용 무게 10kg이하
가격은 700만~2000만원
18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최초의 자전거가 탄생했다. 바퀴는 나무를 깎아 만들었고 페달 대신 두 발로 땅을 밀어 이동했다. 일부 귀족들의 놀이기구였던 자전거는 세월이 흐르면서 인류의 유용한 이동수단으로 정착했다. 사이클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었다. 선수의 기량도 발전했지만 자전거는 더 빠르게 진화했다.

사이클 진화의 핵심 포인트 3가지는 공기 저항, 지면 마찰, 무게.

공기 저항에 맞서기 위한 노력은 유선형 헬멧과 몸에 달라붙는 유니폼 등으로 나타났다. 양 바퀴 크기를 다르게 만들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공식 대회에서도 앞바퀴가 작고 뒷바퀴가 큰 자전거를 볼 수 있었다. 최대한 유선형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후 국제사이클연맹(UCI)은 앞뒤 바퀴 크기가 같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타이어를 포함해 바퀴 지름이 70cm를 넘을 수 없다.

지면 마찰을 줄이기 위해 경기용 자전거의 타이어 폭은 일반용보다 좁다. 최대한 마찰을 줄여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다.

‘사이클 과학화’의 하이라이트는 무게와의 싸움이다. 더 가벼운 자전거가 더 빠르고 힘이 덜 들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자전거 무게는 17kg 안팎이다. MTB 자전거는 산에서 들고 다닐 경우가 많기 때문에 14kg 정도로 더 가볍다. 하지만 이 정도의 무게도 촌각을 다투는 경주에서는 엄청난 중량이다. 경주용 도로 사이클의 무게는 10kg 이하다.

양복도 기성복과 맞춤복이 있듯이 선수들은 ‘맞춤 자전거’를 탄다. 자신의 체격과 근력 등에 맞춰 프레임, 안장, 핸들 등을 따로 주문해 조립한다. 가벼운 사이클이 좋긴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250g 정도의 안장은 20만∼30만 원 선이지만 135g짜리는 100만 원대다. 보통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의 가격은 700만∼1000만 원. 하지만 첨단 소재 부품을 사용할 경우 가격은 2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9월 독일 프리드릭스하펜에서 열린 유로바이크 박람회에서는 완벽한 기능을 갖추고도 무게가 4.937kg에 불과한 도로용 자전거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아직은 이 자전거를 타고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UCI 규정상 자전거의 무게는 6.8kg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전거의 크기도 제한을 뒀다. 길이는 185cm, 폭은 50cm를 넘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4kg 이하의 경주용 자전거도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UCI가 무게 제한 규정을 완화하면 언젠가 올림픽에도 이런 자전거가 등장할지 모른다.

(도움말 대한사이클연맹 김성주 사무국장, 부산경륜공단 김상수 상임이사)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트랙용 사이클에는 □가 없다▼왜? 자전거 마니아라면 대부분 브레이크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언덕을 내려오는데 브레이크가 고장 나거나 패드가 낡아 제대로 멈추지 못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예 브레이크가 없는 자전거도 있다. 트랙 경기용 사이클이 그렇다. 경륜이 대표적이다. 이 자전거는 도로 경기용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다. 브레이크뿐 아니라 변속 기어도 없다. 트랙 경기에서 브레이크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장애물이 없는 평탄한 코스를 무리지어 최대한 빨리 달리기 때문에 앞사람이 갑자기 멈추면 사고가 날 수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기 때문에 기어 조절도 필요 없다. 그렇다면 트랙용 사이클은 아예 멈출 방법이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트랙용 자전거는 고정 기어이기 때문에 후진이 가능하다. 속도를 줄이고 싶으면 페달이 앞으로 돌지 않도록 페달 뒤쪽에 힘을 주면 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답: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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