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1할대 국가대표’ 슈토 우쿄의 교훈, 스페셜리스트의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1월 12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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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토 우쿄.
슈토 우쿄.
102경기 타율 0.196(102타수20안타), 1홈런, 6타점, 출루율 0.212, 27삼진, 2볼넷.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대표팀 내야수 슈토 우쿄(2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올 시준 거둔 성적이다. 냉정히 살펴보면 국가대표라는 타이틀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오카다 요시후미(은퇴·전 지바 롯데 마린스), 마에다 야마토(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들도 대표팀 승선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대표팀 감독은 안타보다 더 많은 25개의 도루를 기록한 우쿄의 주루 능력에 주목했다. 타석에서 1루까지 3.8초 만에 도달하고, 5.7초 만에 50m를 주파하는 스피드뿐만이 아니라 상대 배터리의 습관을 간파해 도루를 감행하는 센스까지 인정받은 결과다. 일본 야구전문지 ‘주간 베이스볼’도 “슈토의 스피드는 일본프로야구(NPB) 12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 소프트뱅크를 상징하는 선수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슈토의 주루 센스는 일본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11일 호주전에서 1-2로 끌려가던 7회말 대주자로 1루를 밟은 뒤 2루와 3루를 연달아 훔쳤고, 겐다 소스케의 기습번트 때 번개 같은 스피드로 홈을 파고들며 3-2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나바 감독도 “매우 큰 1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슈토의 활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기만의 특별한 무기를 살리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겨서다. 포스트시즌(PS), 국제대회와 같은 단기전은 점수차에 관계없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 1점차 승부에서 이른바 ‘짜내는’ 점수의 가치는 엄청나다. 이 상황을 KBO리그에 대입하면, 신민재(LG 트윈스)와 유재신(KIA 타이거즈) 등의 주루 스페셜리스트에게 PS 엔트리 한자리를 할애하는 것이 결코 낭비가 아니라는 의미다. 슈토는 “경기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는 느낌을 유지해야 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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