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경곤]천일염, 프랑스 게랑드 소금처럼 고급화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박경곤 신안군 부군수
박경곤 신안군 부군수
1004개의 섬으로 구성된 신안군은 전 지역이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청정지역이며, 전국 천일염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주산지이다.

천일염이 2008년 3월 광물에서 식품으로 전환되면서 신안군은 국민들에게 위생적이고 안전한 소금을 제공하고자 염전의 생산시설과 사용자재 등을 개선하고 산지종합처리장(가공시설)을 확충해왔다. 최근에는 결정지 바닥재를 불신임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친환경 타일(도자기) 자재로 재교체함과 동시에 노동력 절감을 위해 생산 장비의 자동화를 추진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안군에서 운영하는 900여 염전의 구조는 해수를 취수해 저장하는 저수지와 제1 증발지, 제2 증발지 및 결정지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생산된 천연소금인 천일염은 창고에 보관돼 간수를 제거한 후 출하한다.

염전 면적의 80%를 차지하는 제1, 2 증발지는 어떠한 시설물도 없이 다져진 갯벌만을 이용해 해수를 증발 농축하는 과정지다. 결정지는 친환경 장판 타일로 시설돼 있으며, 바닷물에서 최종 천일염이 결정되는 28일 정도의 생산과정 중 1∼2일만이 소요된다.

2017년 기준으로 세계 총 소금 생산량은 2억8000만 t이며, 이 중 해수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8%다. 우리처럼 갯벌에서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생산하는 갯벌 천일염은 전 세계적으로 0.2%(47만 t)에 불과하다. 이처럼 신안군에서 생산한 우수한 천일염은 희소성과 가치가 높아 2016년부터 우리나라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생산방식의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은 정부와 지역 비정부기구(NGO)의 보호 아래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소금으로 유통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신안 갯벌천일염은 생산시설 및 주변 해양환경이 월등히 우수하면서도 지금까지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식용소금은 암염, 천일염, 정제염 등이 주를 이룬다. 암염과 정제염이 98% 이상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돼 있다면, 신안 갯벌천일염은 염화나트륨이 70∼80%대로 낮고 바닷물에 녹아있는 각종 유·무기질이 풍부하고 균형 있게 구성돼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도 천일염이 인체의 혈압, 염증, 비만 등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천일염을 이용한 발효식품(김치, 젓갈, 장류 등)에는 높은 유산균 및 유익한 세균이 분포해 암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발표되고 있다.

이처럼 어떠한 화학공정도 거치지 않으면서 자연이 주는 천연 식품 첨가제로서 국민 건강에 있어 반드시 권장하고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갯벌 천일염은 정부 차원의 보호와 육성정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박경곤 신안군 부군수
#신안 갯벌#천일염#염전#프랑스 게랑드 천일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