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위보다 품질 승부… 오래 쓰는 가구가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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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 기업인]가구 브랜드 일룸 강성문 대표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일룸의 디자인 스튜디오 ‘스튜디오 원’에서 인터뷰를 한 강성문 일룸 대표이사는 “일룸의 목표는 매출 
1위가 아니라 오래도록 곁에 두고 쓰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일룸의 디자인 스튜디오 ‘스튜디오 원’에서 인터뷰를 한 강성문 일룸 대표이사는 “일룸의 목표는 매출 1위가 아니라 오래도록 곁에 두고 쓰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저희는 해외 진출을 검토할 때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게 해당 국가의 ‘교육열’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일룸 본사 옆에 있는 일룸의 디자인 스튜디오 ‘스튜디오 원’에서 만난 강성문 일룸 대표이사(47)는 해외 진출 현황을 묻는 질문에 대뜸 교육 얘기를 꺼냈다. 강 대표는 2007년 퍼시스그룹이 설립한 가구 브랜드 일룸에 2015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일룸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 가구업계에서 7위다. 학생용 가구 전문 브랜드로 시작해 2013년 종합가구브랜드로 변신했다. 디자인부터 생산, 유통까지 직접하고 있다. 일룸은 올해 싱가포르와 대만, 베트남 등에 매장을 열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유교문화권이라는 것. 강 대표는 “일룸은 책상과 의자 등 아이들 교육용 가구에 강점이 있는데, 유교문화권은 교육열이 대체로 높아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에서 잘 팔리는 일룸의 상품들도 ‘팅클팝 피넛책상’ 등 주로 교육용 가구다.

강 대표는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지난해 시장 조사를 마친 일룸은 현재 알리바바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구를 팔고 있다. 강 대표는 “중국은 쉽지 않은 시장”이라면서 “소비자 반응을 검토해 오프라인 매장으로 갈지 온라인 매장으로 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발히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강 대표는 일룸의 목표가 ‘가구업계 매출 1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곁에 두고 오래 쓸 수 있는 가구를 지향해 ‘품질 1위’로 인정받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강 대표는 “중고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일룸’ 브랜드를 내걸고 파는 걸 보고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가구 중고시장에서는 브랜드를 걸고 파는 일이 흔하지 않다.

그가 매출을 강조하진 않았지만 일룸은 매출 면에서도 급성장 중인 회사다. 2009년 512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923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230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가구업계 7위다. 매출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강 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기본기에 마케팅을 강화해서 얻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일룸은 3400여 개 제품 중 리클라이너 소파 한 개를 제외하고는 자체 생산을 하고 있다. 가구업계에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가구를 파는 경우가 많다. 자체 생산 비중이 높은 일룸은 ‘디자인 경영’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과 일본에서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있었다.

연말엔 1인 가구의 증가에 맞춰 주거 공간에 배치하기 쉬운 가구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강 대표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나 원하는 공간 구성 변화 등을 직원들과 스터디하고 있다. 그는 “좁은 공간에서도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가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버튼, 리모컨 등으로 간편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션베드는 숙면과 여가생활이 공존하는 1인 가구의 침실 라이프에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일룸의 모회사인 퍼시스그룹에 1996년 입사한 강 대표는 최근 서울대 ‘EMBA(이그제큐티브 MBA)’ 과정을 다니고 있다. 그는 “경영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갖출 수 있어 매력적”이라면서 “학부를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웃었다. 최근 퍼시스그룹이 공채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강 대표는 회사 선배로서 취업준비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회사에 들어와 직급이 올라가더라도 아랫사람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일룸에 들어왔으면 합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매출 1위#품질 승부#오래 쓰는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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