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73>君子는 上達하고 小人은 下達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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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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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憲問(헌문)’의 이 章에서 공자는 군자와 소인을 대비시켜 군자는 上達하고 소인은 下達한다고 했다. 達이란 極點(극점)에 이르러 감이니, 下達과 上達은 대립개념이다. 따라서 일상의 일을 배운 뒤에 위로 天理(천리)에 도달한다는 뜻의 下學上達(하학상달)과는 다르다.

주자는, 군자가 天理를 따르므로 나날이 高明(고명)의 경지로 나아가고 소인이 人欲(인욕)을 따르므로 나날이 汚下(오하·구렁텅이)에 이르러 간다고 했다.

고명이란 ‘중용’에서 말한 인간의 숭고한 경지를 말한다. 정약용은 주자의 설을 부연해서 이렇게 말했다. “군자나 소인은 처음에는 모두 中人(중인)이었지만 義(의)를 추구하는 마음과 利(이)를 쫓는 마음의 차이가 털끝만큼 가늘게 벌어져, 군자는 나날이 德(덕)으로 나아가 最上(최상)에 이르고 소인은 나날이 퇴보하여 最下(최하)에 이르게 된다.”

고려 말에 權近(권근)은 覺謙(각겸) 스님의 牧菴(목암)에 글을 지어주면서 군자는 겸손하되 비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여 “덕이 向上(향상)하지 못하고 汚下에 끝나며 공손이 절도가 없고 비굴에 지나지 않는다면 결코 군자가 자신을 기르는 도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 인조 때 李植(이식)은 ‘接物箴(접물잠)’이란 글을 지어 상달과 하달의 갈림은 남과의 사귐에 있다고 보아 “흰 모래가 진흙 속에서 검어지고 옷에 기름때가 묻는 것처럼, 마음을 풀어놓아 함께 구렁텅이로 향하다가는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와 똑같이 변할 수 있거늘, 어찌 사귀는 이를 신중히 고르지 않으랴, 오늘부터 경계하리라”고 했다.

선인들은 선을 행하기는 하늘에 오르듯 어렵고 악을 저지르기는 흙더미가 무너지듯 쉽다고도 했다. 우리도 늘, 상달과 하달의 갈림목에서 헷갈리지 말아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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