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여성 性불만도 病… 감추면 더 커져

  • 입력 2004년 5월 9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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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는 고개 숙인 많은 ‘남성’을 구했다. 그러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P&G에서 개발한 테스토스테론 패치가 제3상 임상시험에서 여성의 성욕 증대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74%가 ‘섹스가 만족스러웠다’고 답했으며 56%가 ‘성욕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 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떨어지면 2005년경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여성의 성기능 장애를 고치기란 쉽지 않다. 남성은 발기란 생리학적 문제만 해결하면 되지만 여성은 훨씬 복잡하다.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요인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자가…’라는 사회적 편견은 치료를 어렵게 한다. 그러나 언제까지 묻어둘 것인가. 진료실을 찾은 여성의 사례에서 해결방법을 모색해 보자.

(도움말=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태영 교수) 》

○섹스가 싫다

40세 여성 A씨는 남편과의 섹스가 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큰 불만은 없었다. 그런데 6개월 전부터 아예 의욕이 사라졌다.

성욕장애다. 배란기나 생리 전후에 성욕이 줄었다면 호르몬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호르몬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성욕 장애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부족으로 종종 생긴다. 성욕 장애 여성의 67%가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호르몬은 성욕과 성적 자극에 관여한다.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하면 많은 경우 좋아진다. 바르는 약인 테스토겔이 대표적이다.

○오르가슴이 없다

38세 주부 C씨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낀 적이 없다. 성과 관련된 얘기만 나오면 자리를 피할 정도가 됐다. 극치감 장애다. 심리적 원인이 가장 크다. 특별한 약이 없기 때문에 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필요하다. ‘자위행위’란 말에 얼굴이 빨개진다면 안 된다. 성적 자극이 예민한 부위를 찾기 위해 자위행위를 치료법으로 쓰기 때문이다.

만약 이게 어렵다면 섹스 중 전희 시간을 충분히 잡아 성적 자극을 강화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성 재활치료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일부는 신체적 문제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음핵을 덮고 있는 피부가 두꺼워 자극에 둔감한 경우다. 전체 환자의 5∼10%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꺼운 피부를 잘라주는 ‘여성포경’수술을 하면 극치감 장애의 대부분은 해결된다.

○별 느낌이 없다

34세 직장 여성 B씨는 섹스를 할 때 질 분비물이 적고 흥분이 안 된다. 욕구는 있지만 막상 하면 별 느낌 없이 끝나버린다.

바로 성 흥분 장애다. 보통 애무 등 성적 자극이 있으면 음핵과 질에 혈액이 유입된다. 외음부가 약간 부풀면서 질 분비물도 늘어난다. B씨는 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호르몬 부족 또는 당뇨나 고혈압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료할 때는 BM겔, T-스톤, 사노바 등 혈관 확장제를 주로 쓴다. 또는 음핵에 물리기구로 자극을 가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보통 3∼6개월은 걸린다. 과거에 오르가슴을 느꼈거나 우울증 스트레스가 적을수록 치료효과가 높다.

○옛날 같지 않다

51세 주부 D씨는 최근 성욕도 없고 질 분비물도 줄었다. 예전에 하던 대로 하지만 만족스럽지도 않고 힘만 든다.

폐경기 이후 여성의 성기능 장애는 대부분 여성호르몬이 줄어서 생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줄면 질 분비물이 적어져 섹스 할 때 부드럽지 못하고 외성기가 위축돼 잦은 마찰에도 쉽게 상처가 난다.

그러나 이 무렵은 호르몬을 보충해도 성적 만족도는 비교적 낮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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