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개국어 습득…다문화 가정, 단점보다 장점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5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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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썼어요. 여러 문화를 접하다 보니 사고의 폭도 넓어진 것 같습니다. 다문화인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4일 자신의 이런 생각을 밝힌 이운영 군(16·서울 은평구)은 아버지가 한국, 어머니가 대만 출신이다. 일본 유학 중에 만나 결혼한 부모는 평소 일본어로 대화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 군은 자연스럽게 3개 언어를 배우게 됐다. 부모는 그에게 틀에 박힌 공부보다 다양한 문화 체험을 강조했다고 한다. 올해 한성과학고에 입학한 이 군은 “한국과 대만이라는 국적의 틀을 벗어나 세계적인 물리학자가 돼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 결혼 이민자 임은희 씨(34)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중학교만 졸업한 후 부모의 과일농장에서 일했다. 그래서일까. 2005년 결혼하면서 한국에 정착한 후 가장 좋았던 점은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임 씨는 한국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부터 요리와 제과제빵, 컴퓨터, 구연동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배우고 또 익혔다. 그리고 검정고시를 통해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북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는 ‘워킹맘’이다.

그는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며 “나와 같은 결혼 이민자가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본보가 주최한 ‘LG와 함께 하는 동아 다문화상’ 다문화가족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여성가족부가 4일 발간한 ‘다문화가족 우수사례집- 多문화 대한민국 多같이 만들어가요’에 소개된 사례들이다. 사례집은 이 군과 같이 차세대 인재로 성장한 다문화 2세 청소년과 임 씨처럼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한 결혼 이민자, 그리고 다문화가족의 정착에 도움을 준 활동가 등 40여 명의 사연을 담았다. 사례집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 볼 수 있다.

이지은기자 smiley@donga.com·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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