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시리즈’ 자존심 접고… LG 스마트폰 ‘중저가 실리’ 새판 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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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전략 전면 수정 ‘승부수’
19분기 연속 적자에 위기감… 프리미엄 경쟁 전략 대수술 착수
5월 출시 제품부터 초콜릿폰처럼 디자인-제품별로 각각 명칭 결정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 50%이상… ODM 방식 통해 단가 낮추기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실적 반등을 위해 대대적인 브랜드 전략 수정에 나선다. G시리즈 명칭을 없애고,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확대해 비용 절감에 나선다. 자존심은 내려놓고 실리를 앞세워 중가 및 저가 수요를 다져 나간다는 구상이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사내에 스마트폰 브랜드 재편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자사 최상위급 스마트폰에 붙이던 ‘G시리즈’ 브랜드 명칭을 버리기로 결정했다. G시리즈를 유지하기 위한 프리미엄 스펙과 출시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시장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5월에 국내 출시할 예정인 ‘매스(대중) 프리미엄’ 제품에는 새로운 이름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래 G시리즈의 최신작인 ‘G9’ 명칭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 대신 2005년 출시돼 LG전자 휴대전화의 최대 흥행작으로 남아 있는 ‘초콜릿폰’처럼 각각 제품에 따라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모델에 붙는 명칭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G나 V처럼 통일된 브랜드를 붙이는 것보다는 디자인이나 제품별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V시리즈 또한 라인업 개편 과정에서 내년부터는 명칭이 떨어져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동안 G시리즈는 LG전자의 스마트폰 기술 역량이 총동원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비교돼왔다. 갤럭시가 출시되는 상반기에 G시리즈가 맞불을 놓고, 노트 시리즈가 나오는 하반기엔 V가 출시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최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은 비용 지출로 이어지기에 LG전자로서는 적자의 고리를 끊기 위해 이 시장의 경쟁을 피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기술력을 부각하는 자존심 대결보다는 보다 많은 대중적 수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에 새로운 명칭을 달고 출시될 제품 또한 삼성전자나 애플의 고가 라인업에 비해 저렴한 80만 원대가 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올해 초부터 예고됐다.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올해 초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흑자 전환 시점을 내년으로 잡으면서 라인업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가 최근까지 19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보고 지난해 영업손실만 1조 원을 넘기는 등 부진이 길어지자 프리미엄 경쟁에 비중을 둔 기존 전략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LG전자는 또 스마트폰 사업에서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ODM을 확대해 올해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50% 이상을 ODM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스마트폰 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중저가 제품 사양도 프리미엄 제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다 보니 중저가 제품으로도 고가 수요와 저가 수요 등 보다 넓은 사용자 범위를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lg전자#g시리즈#중저가#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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