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라이브챗, 배려심 갖춰야 소비자 지갑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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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매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온라인 쇼핑 망설이는 고객들… 채팅 정보 통해 제품 확신 얻어
라이브챗 이용시 판매 16% 증가… 판매자 평판 낮을 때 더 효과적

온라인 쇼핑몰의 라이브챗이 제품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온라인 쇼핑몰의 단점은 소비자가 판매자를 직접 대면하지 못해 거래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지역적, 시간적 제약 없이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런데 라이브챗은 소비자가 판매자와 실시간 채팅을 통해 제품 및 배송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그 외에 다양한 질문에 즉시 답변을 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런 불안을 덜어주고 판매를 촉진한다.

주에 탄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 등 연구진은 라이브챗이 얼마나 판매를 촉진하는지, 그리고 판매자의 평판과 제품의 최근 판매량 등 다른 요인과는 어떠한 관련성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제 전자상거래 구매 데이터를 분석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닷컴의 소비자 4만여 명이 남긴 총 20만 개 제품 구매 데이터가 분석 대상이 됐다. 또 이 연구 과정에서 저자들은 소비자들이 전문지식뿐 아니라 배려심이 있는 판매자를 찾으려 하고, 라이브챗을 통해 그 부분이 만족될 경우 판매자에 대한 신뢰를 쌓아 그것이 판매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가정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라이브챗을 이용하면 평균 16% 정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둘째, 평판이 낮은 판매자일수록 라이브챗을 활용해 판매를 증진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브챗이 판매자 평판과 대체효과를 보였다는 의미다. 이미 평판이 높았던 판매자의 경우 라이브챗이 추가로 가져다줄 이익이 제한적이었지만 평판이 낮았던 경우 라이브챗의 ‘활약’이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라이브챗은 최근 매출 추세와 관련해 보강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라이브챗의 정보 전달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할 경우 일어나는 현상으로 라이브챗이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기존에 잘 팔리던 물건에 대해 확신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잘 팔리는 어떤 제품을 사려고 고민하던 소비자가 라이브챗을 통해 확신을 얻고 제품 구매를 확정짓게 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상담원들이 단지 더 똑똑해져야 할 뿐만 아니라 배려심까지 갖춰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상담원을 찾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상담원을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거 챗봇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는 라이브챗은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무수한 일상 중 하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화창 너머 고객에게 답변해주는 로봇 상담원들은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기업들도 라이브 챗봇을 개발할 때 기계적으로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위안을 주도록 개발해 제품 판매를 촉진해야 할 것이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GBT학부 교수 jung.lee@hufs.ac.kr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dbr#라이브챗#상담원#소비자#온라인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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