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태국만 가면 호랑이… 세 번째 포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양희영 혼다 타일랜드 또 우승

양희영이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동 선두로 24일 최종 4라운드를 시작한 양희영은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하며 이 대회에서만 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진 출처 LPGA 홈페이지
양희영이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동 선두로 24일 최종 4라운드를 시작한 양희영은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하며 이 대회에서만 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진 출처 LPGA 홈페이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가 가장 편안해하는 골프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골프장이다. 그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올린 80승 가운데 8승이 그곳에서 나왔다. 토리파인스가 우즈의 텃밭이라면 양희영(30)의 ‘안방’은 태국 촌부리 시암골프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양희영이 시암골프장에서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양희영은 24일 시암골프장 올드코스(파72·6576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2개로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적어낸 양희영은 호주 교포 이민지(21언더파 267타)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4만 달러(약 2억7000만 원)다.

양희영은 2015년과 2017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자신이 LPGA투어에서 거둔 4승 중 3승이 이 대회에서 나온 것이다. 양희영의 LPGA투어 첫 우승은 2013년 인천에서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이었다.

이 대회에서만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양희영은 이날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지와 라운드 내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여기에 이날 하루에만 9타를 줄인 카를로타 시간다(29·스페인)까지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0번홀 그린에서 플레이를 할 때엔 번개가 내리쳐 1시간가량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21언더파로 선두를 달리던 양희영이 14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세 선수는 후반 한때 20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시암골프장의 기운이 양희영에게 꽂힌 것은 16번홀(파3)이었다. 172야드 거리의 이 홀에서 양희영의 아이언 티샷은 깃발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프린지에 떨어졌다. 홀까지 거리는 10m가량 됐고, 경사도 내리막이었다. 여기서 양희영은 과감한 퍼팅을 시도했다. 데굴데굴 구른 공은 홀 외곽을 살짝 돌아 홀 안으로 떨어졌다. 양희영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양희영은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해 22언더파로 2타 앞섰지만 이민지의 이글퍼팅을 지켜봐야 했다. 이민지는 신중하게 퍼팅했지만 공이 홀 바로 앞에서 멈췄다. 만약 이 공이 들어갔다면 연장전이 이어졌을 것이다. 15번홀(파4) 이글로 기세를 올리던 시간다는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20언더파 268타로 3위를 했다.

메인 스폰서가 없어 흰색 민무늬 모자를 쓰고 경기를 마친 양희영은 “이상하게 시암골프장에만 서면 즐기면서 골프를 치는 것 같다. 모처럼 만의 우승이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지은(27)이 4위(17언더파 271타), 지은희(33)가 5위(16언더파 272타)에 올라 한국 선수 3명이 톱5에 포함됐다. 올해 처음 대회에 출전한 세계 2위 박성현(26)은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1위에 자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희영#혼다 타일랜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