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음악잡지들 온라인서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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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버스’ 내년 1월25일 PDF 서비스

《 국내 최장수 대중음악 전문지인 ‘핫뮤직(Hot Music·2008년 종간)’ 전권이 최초로 온라인에서 부활한다. 고음질 음악 전문 사이트인 ‘그루버스’ 측은 30일 “창간호부터 마지막 호까지 204권의 월간 ‘핫뮤직’ 전권을 PDF 형태로 내년 1월 25일부터 홈페이지(www.groovers.kr)와 애플리케이션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1980년대 음악 동호회 ‘코리아 헤비메탈 클럽(KHMC)’의 공동회장이었던 여상관(왼쪽) 장현희 씨가 26일 서울 서초구 ‘그루버스’ 사무실에서 만나 1987∼1993년 발행했던 잡지 ‘메탈뉴스’를 살펴보고 있다. 23년 만에 재개된 편집회의다. 그루버스 제공
1980년대 음악 동호회 ‘코리아 헤비메탈 클럽(KHMC)’의 공동회장이었던 여상관(왼쪽) 장현희 씨가 26일 서울 서초구 ‘그루버스’ 사무실에서 만나 1987∼1993년 발행했던 잡지 ‘메탈뉴스’를 살펴보고 있다. 23년 만에 재개된 편집회의다. 그루버스 제공
 이번 온라인 잡지 보기 서비스에는 뮤직피플, 스완송, 페이모스, KHMC(코리아 헤비메탈 클럽), GMV(지구촌영상음악), 락킷(ROCKiT) 같은 폐간된 잡지들과 발행 중인 재즈피플, 파라노이드, 비굿까지 10개 전문지가 포함된다.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국내외 주요 대중음악 앨범 라이너노트(앨범에 포함된 해설지)도 1000종 이상 함께 온라인 서비스된다. 그루버스 측은 지면 게재에 더해 키워드(가수나 앨범명 등) 검색, 음원 연계 감상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월간팝송, GMV(지구촌영상음악), 락킷(ROCKiT), 월드팝스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잡지들.
월간팝송, GMV(지구촌영상음악), 락킷(ROCKiT), 월드팝스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잡지들.
 고종석 그루버스 사업본부장(COO)은 “고음질 음원 서비스의 주된 소비층은 30, 40대인데 이들은 핫뮤직, GMV 같은 잡지를 보며 음악을 듣던 세대”라면서 “보고 듣고 이야기 나누는 콘텐츠를 함께 제공해 한국 대중음악 평론과 마니아 시장을 함께 활성화시키려고 이번 서비스를 계획했다”고 했다. 회원 가입자에 한해 2, 3개월의 베타서비스 기간에 무료로 서비스하되 향후 월 1500원 수준으로 이용료를 받고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버트 플랜트(그룹 ‘레드 제플린’ 보컬)의 얼굴이 실린 핫뮤직 창간호(1990년 11월호·왼쪽)와 스웨덴 밴드 ‘메슈가’가 표지를 장식한 종간호(2008년 5월호).그루버스 제공
버트 플랜트(그룹 ‘레드 제플린’ 보컬)의 얼굴이 실린 핫뮤직 창간호(1990년 11월호·왼쪽)와 스웨덴 밴드 ‘메슈가’가 표지를 장식한 종간호(2008년 5월호).그루버스 제공
 핫뮤직은 1990년 11월 창간돼 18년간 국내 대표 대중음악 전문지로 자리 잡았다. ‘월간팝송’(1971∼1986년)을 넘어 국내 최장수 대중음악 전문지로 기록됐다. 한때 월간 발행부수가 1만5000부에 이를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다양한 국내외 팝, 록 음악을 소개하고 매년 공연 시리즈 ‘로큰롤 코리아’도 주최해 음악시장에 기여했다.

 한국 대중음악 잡지의 역사는 1967년 창간한 팝스 코리아나로 시작됐다. 1970년대 ‘월간팝송’, 1980년대 ‘음악세계’가 창간되면서 음악 잡지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최동욱 피세영 이종환 박원웅의 1세대 DJ들 뒤로 심야 프로그램의 전영혁 성시완 씨가 등장하고 1990년 ‘음악캠프’(현 진행자 배철수)까지 가세하면서 라디오의 인기가 뜨거워졌고 대중음악 잡지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국내외 대중음악에 대한 더 깊은 정보를 원하는 음악 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중음악 전문지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사양세로 돌아섰다. 인터넷의 발달로 해외 음악 정보와 MP3 파일의 공유 통로가 열렸기 때문이다. 핫뮤직은 2008년 종간됐고 18년간 거기 실린 수많은 리뷰와 인터뷰 기사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없어졌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중고 LP처럼 중고 잡지 판매가 일부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록, 메탈 전문지 ‘파라노이드’의 송명하 편집장은 “음악 소비 패턴이 앨범에서 디지털 싱글로 바뀌면서 마니아들까지도 음악 평론을 웹상에서 필요한 것만 찾아 빠르게 읽는 쪽으로 돌아섰다”면서 “웹, 앱 서비스는 소규모 유통 잡지가 좀 더 폭넓은 마니아를 만나는 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음악잡지#그루버스#핫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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