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의 춘하추동] 美·日만 야구 세계화? 한국도 앞장서야 할

  • 입력 2009년 8월 21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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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올림픽에도 야구가 참가하지 못한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결정에서 MLB의 무성의가 주된 이유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림픽의 주세력이 유럽인들이고 그들은 프로야구를 해보지 않아 야구의 속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야구는 기후조건이 까다로워 주로 북반구 온대지역이나 아열대 지역에서 발전해온 스포츠이고 특히 미국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에 집중 되다보니 야구를 국기로 삼는 미국에 대한 반감정도 작용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표면적인 이유로 메이저리거의 불참을 들고 나오지만 때때로 성차별, 심판의 판정 등을 거론하는 것을 보면 세계인이 참가하는 스포츠 제전에서도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프로야구는 올림픽 종목으로 적응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6개월 이상의 장기전에 모든 것이 맞추어져 발전해온 경기다. 투수의 역할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렇다고 한 투수가 매일 던질 수도 없다. 경기 내용도 의외성이 많고, 기록의 경기이다 보니 단기대회로는 야구의 맛을 제대로 알기 힘들다.

말하자면 정신적·육체적으로 올림픽 일반종목과 다른 인체시계를 갖고 6개월간 풀 리그 방식으로 싸워 승률로 판가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즌 도중에 레이스를 중단하고 2주 동안 벌어지는 올림픽에 참가했다가 다시 레이스에 돌아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MLB가 프로야구의 흥행을 염려하고, 한편으로는 선수노조의 눈치를 보며 선뜻 나서기를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선수들 입장도 올림픽에서 자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단기간 육체적·정신적 소모가 크다. 결국 부상이나 페이스 조절의 실패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프로야구는 이렇듯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이라 단기전에 포커스를 맞춘 전통적 올림픽 종목과는 훈련방식이나 경기운영 방식이 같을 수가 없다. 이런 점을 유럽인이나 프로야구를 해보지 못한 국가들에게 이해시키지 않고는 결국 개최국에 따라 야구가 올림픽에 들락날락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야구가 올림픽 종목으로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올림픽 개최 연도에는 별도의 시즌 운영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말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130년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의 자존심 때문에 현재로선 그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나 일본이 그동안 세계의 많은 나라에 야구가 보급되도록 노력을 해온 것처럼 우리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답게 세계의 야구전파에 적극 동참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야구인

프로야구의 기본철학은 마라톤과 같다.

하루에도 죽었다 살았다를 수없이 외치며 산넘고 물건너 구비구비 돌아가는 인생의 축소판에서 팬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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