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NBA 괴짜 구단주… 댈러스 매버릭스 ‘마크 규반’

  • 입력 2009년 1월 19일 08시 18분


미국의 프로 스포츠 팀은 전적으로 개인 소유다. 국내처럼 기업이 운영하는 구단은 없다. NFL의 그린베이 패커스 정도가 시민 구단의 성격이 짙다. 11만여명의 시민들이 그린베이의 주식을 갖고 있다.

프로 팀들이 개인 소유이다보니 구단주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역대 괴짜 구단주들을 나열할 수 있을 정도로 미국 스포츠사에 한 획을 그은 독특한 인물들이 꽤 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보스’ 조지 스타인브레너,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제리 존스, 오클랜드 레이더스 앨 데이비스는 구단을 자기 마음대로 운영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한마디로 전횡이다. 제리 존스는 현재도 구단주 겸 단장을 맡고 있고, 이제는 80세로 고령이 된 데이비스는 오클랜드의 코치, 단장 등을 맡기도 했다. 이들에게 감독자르기는 아주 간단한 일이다.

이들에 견줘 절대 뒤지지 않는 구단주가 바로 NBA 댈러스 매버릭스 마크 큐반(51)이다. 큐반은 17일(한국시간) NBA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로부터 벌금 2만5000달러를 제재받았다. 지난 13일 덴버 너기츠 원정에서 전반전이 끝난 뒤 코트까지 나서 덴버의 J R 스미스를 향해 안투완 라이트를 팔로 가격하는 비신사적 플레이를 했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것. 리그는 큐반 구단주의 돌출행동에 곧바로 벌금을 물렸다.

큐반 구단주는 2000년 1월 댈러스를 매입한 뒤 커미셔너로부터 무려 14차례 징계를 받았고, 벌금 합계만 150만달러(2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억만장자인 큐반에게 이 정도의 벌금은 과자값에 불과하다.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낸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만다.

큐반은 원래가 농구광이었다. 농구명문 인디애나 대학을 나온 그는 졸업 후 80년대 댈러스에서 PC 소프트웨어 세일즈맨으로 일했다. 당시 인디애나 대학의 농구경기를 듣고 싶었으나 요즘과 같은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다. 결국 친구와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청취할 수 있는 오디오네트를 개발해 억만장자에 올랐다. 현재는 방송 HD네트, HD 케이블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100대 부자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억만장자이지만 매우 소탈하다. 정장 차림을 볼 수 없다. 댈러스 팬이 아니면 큐반이 구단주라고 믿을 사람이 없다. 항상 청바지에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댈러스의 전 경기를 관전하며 극성 팬 이상으로 게임에 몰두한다. 그러다보니 애매한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코트 진입도 불사하면서 벌금 징계를 받고 있는 것이다.

큐반이 댈러스 구단을 살 때도 괴짜 행동을 드러냈다. 구단 매입 협상 때 캐주얼 복장 차림이었던 것. 로스 페로 3세(92년 미 대통령 후보의 아들) 구단주는 옷차림도 이상한 큐반에게 절대 구단을 팔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하자 결국 팔았다. 큐반은 2억8500만달러에 구단을 사들이며 만년 하위 팀을 플레이오프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댈러스의 구단 가치는 매입 때보다 10배가 뛴 28억 달러다. 댈러스의 클럽하우스는 미국의 모든 스포츠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최첨단 시설로 완비돼 있다. 그러나 아직 NBA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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