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술잔을 들다… 주류업계, 골프마케팅 화끈

  • 입력 2007년 7월 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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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프로농구 KCC 감독은 “맥주 마시는 맛에 골프장에 간다”고 말한다.

허 감독처럼 주당이 아니더라도 요즘같이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 비지땀 라운드를 하다 그늘집에 들르면 맥주부터 찾는 주말 골퍼가 많다. 바짝 구운 마른 멸치에 고추장을 곁들이면 금상첨화. 사이다를 섞어 달짝지근하게 만든 ‘칵테일’도 등장한다.

이처럼 골프는 운동 도중에도 술을 마실 수 있는 독특한 스포츠 종목이다.

그래서일까. 주류 업체의 골프 마케팅도 두드러진다.

발렌타인과 시바스리갈 등의 위스키 브랜드를 갖고 있는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는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대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내년 3월 13일부터 나흘간 제주 핀크스GC에서 발렌타인챔피언십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상금 규모만 해도 200만 유로(약 25억 원)에 이른다.

발표행사장에 참석한 크리스천 포터 시바스 브러더스 회장은 “발렌타인과 골프의 인기가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 대회를 열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EPGA투어를 이처럼 국내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위스키 시장을 겨냥해서다. 영국의 주류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IWSR에 따르면 한국은 2005년 국가별 스카치위스키 소비량에서 9L들이 케이스로 264만 개에 이르러 6위에 올랐다. 특히 슈퍼 프리미엄(17년산 이상)급 위스키의 판매량이 급증해 해외 유력 주류업체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장크리스토퍼 쿠튀르 진로발렌타인스 사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1990년부터 EPGA투어 조니워커클래식을 열고 있는 조니워커는 2005년과 지난해 국내에서 조니워커클래식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국내에선 하이트맥주가 적극적이다. 10월에 여자프로대회인 하이트컵을 8회째 열게 되며 2002년에는 경기 여주군의 블루헤런CC를 인수했다. 장익제, 강수연, 김주미 등 국내외 투어에서 활동하는 남녀 프로선수 5명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하이트맥주는 연간 30억∼35억 원을 골프 마케팅 비용으로 쓰고 있는데 저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은 스카치블루배 전국 사회인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국내 남자 프로대회 가운데 주류업체가 타이틀 스폰서를 받은 경우는 패스포드오픈, 랜슬럿컵 부경오픈 등이 있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미켈럽울트라오픈, 코로나챔피언십이 맥주회사의 후원으로 치러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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