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컵 강아지' 인터넷서 열풍

  • 입력 2005년 6월 29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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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고, 머그 컵 속에서 목욕시킬 수 있는 강아지….

'티컵(tea cup)강아지'로 불리는 초미니 개가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누리꾼(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수위에 오를 만큼 인기다.

티컵 강아지는 성견(成犬·생후 10개월)이 되더라도 몸무게가 1.5kg에 불과하다. 3년전 미국에서 유전자조작(GM) 기법으로 특허출원을 받아 처음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고, 초미니 애완동물을 선호하는 일본에서부터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몸통이 작은 푸들 뿐 아니라 복서, 불독까지 머그 컵 크기로 '축소'돼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는 1년전 처음 소개됐다. 초미니 푸들을 분양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생겨났고 현재까지 10마리가 팔렸다. 가격은 500만~1000만원선으로 알려졌다. 티컵 강아지는 새끼 때 체중이 100g, 몸 길이도 10cm에 지나지 않아 머그컵에 쏙 들어간다. 수명은 보통 개와 같은 10~15년.

티컵강아지 수입분양사이트를 운영중인 이정우 대표(36·대구)는 "크기만 작을 뿐이지 자연교배가 가능한 정상적인 동물"이라며 "다만 시중에서 티컵강아지라며 팔리는 일부 견종 중에는 강제로 발육을 억제시킨 경우가 있어 수입품인 경우는 미국이나 일본 애견협회에서 발행한 혈통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년전 인터넷을 통해 '티컵 푸들' 암수를 분양받아 키우고 있는 방자홍(40·충남 천안시)씨는 "잔병이 없고 다 컸는데도 크기가 작아 예쁘다"며 "작기는 하지만 매우 영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서 강아지 잘 크느냐고 물으면 '안 크는 것이 건강한 것'이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전자를 조작해 장난감 같은 강아지를 만들어 키우는 것은 동물학대가 될 수도 있다"며 티컵 강아지 붐을 비판하기도 한다. 애견병원을 운영하는 조성진(40·서울)씨는 "일본 TV광고를 본 소비자들이 구입을 문의해오고 있다"며 "강아지를 장난감처럼 생각하기 보다는 생명체로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홍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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