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극진가라테 창시자 ‘무술왕’ 최배달 만화로 “얍!”

  • 입력 2004년 7월 13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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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위주의 새로운 가라데를 창안한 최배달.-사진제공 학산문하사.
실전위주의 새로운 가라데를 창안한 최배달.-사진제공 학산문하사.
1953년 6월 미국 뉴욕 할렘가의 한 지하실. 한 남자가 어두운 불빛 아래 테이블 앞에 앉아 있다. 2명이 양쪽에서 그의 목에 칼을 대고 있고 테이블 맞은편엔 3명이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앉아 있던 남자는 순간적으로 양팔을 뻗어 손목으로 옆의 두 남자의 명치를 때리면서 테이블을 차올렸다. 이후 곧바로 공중으로 뛰어올라 갑자기 날아온 테이블에 당황하는 세 남자를 찍어 눌렀다.

극진가라테의 창시자 최배달(1922∼1994). 그의 일생을 다룬 만화 ‘무한의 파이터’(학산문화사) 1권은 뉴욕 뒷골목 갱들을 1 대 5로 물리친 일화로 시작된다.

‘무한의 파이터’는 일본판 ‘바람의 파이터’. 1972∼77년 일본 만화잡지 ‘주간소년매거진’에 연재됐던 작품이다. 원제는 ‘가라테 바보 일대(一代)’. 가라테에만 전념한 ‘바보’의 일대기란 뜻이다.

국내엔 ‘도전자 허리케인’으로 잘 알려진 만화 ‘내일의 조’의 작가 가지와라 이키가 대본을 쓰고 쓰노다 지로가 그림을 그렸다.

만화가 방학기가 그린 ‘바람의 파이터’와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충실한 현장감을 전달해 주는 것이 장점이다.

최배달은 물론 그와 함께 유흥가에서 활동했던 야쿠자, 그가 하숙했던 양복점 주인 등 주변 인물에 대한 취재를 통해 최배달의 행적을 사실 그대로 풀어냈다. 쓰노다는 정확한 가라테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가라테를 배우기도 했다.

그러나 ‘바람의 파이터’가 한국인으로서 겪는 차별에 무게를 뒀다면 ‘무한의 파이터’는 최배달을 일본인 오야마 마쓰다쓰(大山培達)로 보고 일본 중세시대의 전설적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의 정신을 이어받는 캐릭터로 묘사한 점이 다르다. 최배달의 제자로 자동차 사고로 요절한 아리아케 소고를 보는 관점도 다르다.

최배달은 무술 수련을 하면서 “정의 없는 힘은 불필요하고 힘없는 정의는 무능하다”는 파스칼의 말을 되뇌었다고 한다. ‘무한의 파이터’는 총 17권으로 이번에 1, 2권이 나왔으며 매달 2권씩 발매된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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