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허정무감독 "김도훈 짝 너무 많네"

  • 입력 2000년 9월 1일 18시 43분


“누구를 김도훈의 짝으로 삼을까.”

허정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축구의 숙원인 8강 진출을 앞장서 이뤄낼 최상의 공격 선봉조 구성을 놓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있는 것.

당초 허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에서 득점선두(12골)를 달리며 절정의 골감각을 보이고 있는 김도훈을 축으로 ‘라이언 킹’ 이동국을 투톱으로 내세울 방침이었다. 허정무감독 인터뷰

그러나 96애틀랜타올림픽 우승국인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신예 이천수가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눈부신 활약으로 김도훈의 짝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최상의 투톱 구성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김도훈을 축으로 한 투톱 조합은 김도훈―이동국, 김도훈―최철우, 김도훈―이천수의 세가지.

이중 김도훈―이동국, 김도훈―최철우의 투톱 카드는 중량감과 파괴력이 뛰어나고 김도훈―이천수의 결합은 중량감과 스피드가 결합돼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m82,77㎏의 김도훈은 몸싸움에 강하고 헤딩과 페널티지역에서의 골감각이 뛰어나다. 1m85, 80㎏의 이동국은 김도훈과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강한 슈팅력을 겸비하고 있으며 1m84, 75㎏의 최철우 역시 강한 체력과 파괴력이 특징.

김도훈은 올림픽대표가 처음이며 이동국은 올림픽대표로서 가진 18경기에서 14골을, 최철우는 21경기에서 7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들 3명은 유연성과 순발력이 떨어지고 경기 스타일이 비슷해 상대팀 수비가 쉽게 마크할 수 있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비해 공격형 미드필더를 주로 맡았던 이천수는 빠르고 드리블에 이은 돌파력이 뛰어나 스스로 기회를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페널티지역 내에서 골결정력이 뛰어난 김도훈과는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 19세의 이천수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체격(1m72, 62㎏)이 작아 몸싸움에서 밀리는 게 약점이다.

허감독은 “6일 경기장소인 애들레이드에서 실시되는 현지적응훈련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정밀 점검한 뒤 김도훈의 투톱 파트너를 정해 스페인과 모로코 칠레전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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