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형 癌 이렇게 넘는다]배꼽 통한 내시경수술로 흉터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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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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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대신 항문 통한 장기절제술도 선보여, 우측 대장 특이증상 없어 조기발견 필수
50세이후엔 5∼10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한림대성심병원 대장암 진료팀이 특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으로 40대 환자의 대장을 살펴보며 검진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대장암 진료팀이 특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으로 40대 환자의 대장을 살펴보며 검진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림대성심병원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1985년 2기 대장암이 발견돼 대장절제술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소화기 암 중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레이건 대통령의 수술을 계기로 ‘대통령의 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국내에서도 대장암이 급속히 늘고 있다. 2007년도 전체 암 발생자 16만1920명 가운데 대장암 환자는 2만558명(12.7%)이었다. 대장암은 최근 10년 새 1.7배 증가했다. 이봉화 한림대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사무직 근로자처럼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칼로리 섭취는 과다한데 운동량이 부족해 대장암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직장암 증상 부위별 달라

직장암의 초기 증상은 선홍색 피가 대변에 묻어 나오는 혈변이 대표적이다. 치핵이나 치열과 혼동하기 쉽다. 성인에게서 혈변이 있으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직장암이나 좌측 대장암이 커지면 배변 습관의 변화로 변비, 잦은 배변, 물변 등이 생긴다. 더 진행되면 직장이나 결장이 막혀서 복통이 생기고 장에서 물 흐르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 복부도 부풀어 오른다.

반면에 비교적 구경이 넓어 잘 막히지 않는 우측 대장에선 암이 생겨도 특이 증상 없이 빈혈과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 직장암이나 결장암을 방치하면 장 폐색으로 응급실로 온다. 누적된 대변으로 장에 구멍이 나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대장암 의심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중 절반 이상은 대장암 3기 또는 4기로 진행된 상태다. 대장암을 조기 검진하려면 50세 이후 5∼10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내시경에 내비게이터를 부착해 대장 어디에 도달하였는지 알 수 있다. 또 대장내시경이 주는 불편을 덜기 위해 방사선으로 대장을 촬영해 영상을 재조합하는 가상대장내시경도 등장했다. 근래엔 변의 DNA를 검사해 대장암 이외에 위암 등 소화기 암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분변유전자 검사가 상용화됐는데 검사비용이 비싸다.

○ 대장암도 맞춤치료 시대

대장암 치료의 근본은 수술이다. 항암제와 방사선치료는 보조적인 요법이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3기 이상이면 수술과 항암제로 치료해도 5년 생존율이 50∼60% 내외다. 최근엔 수술기법이 발달돼 대장암도 맞춤치료 시대를 열고 있다.

암이 대장 깊숙이 침범하지 않고 점막에 있을 경우엔 대개 내시경 점막 절제술로 완치가 된다. 하지만 점막 밑까지 침범하면 복강경으로 해당 부위를 없애는 최소침습수술을 한다. 복강경과 로봇수술이 보편화돼 국내 여러 병원에서 복강경 최소침습수술을 하고 있다.

1992년 국내 처음으로 복강경 대장절제술을 시행한 한림대성심병원 외과 이봉화 교수는 대장암 수술의 90% 이상을 복강경 수술 등 최소침습수술로 시행하고 있다.

또 최소침습수술의 눈부신 발달은 흉터를 최소화한다. 일반적으로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4∼6개의 구멍을 내고 내시경과 기구를 넣어 수술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꼽에 약간 큰 구멍 하나만을 내고 내시경과 기구를 통과시켜 내장을 수술하는 단일공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또 복부에 구멍을 아예 내지 않고 입이나 항문, 질을 통해서 위나 직장에 구멍을 내고 내시경과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내시경적 장기 절제술도 선보이고 있다.

전이암의 경우엔 먼저 항암요법을 실시해 암의 크기를 줄인다. 하부 직장암에서는 수술 전 방사선으로 암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한다. 기존의 항암제 치료에 추가해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 등을 이용한 표적 치료도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

○ 대장암 예방, 운동과 금주가 핵심

서울대 의대, 한림대 의대, 일본 규슈대의 공동 연구에서 매일 가벼운 조깅을 10분 정도 주기적으로 하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은 바 있다.

한림대 의대 김동현 이봉화 교수가 1995∼2004년 서울과 경기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는 급증하는 대장암은 한국인의 음주, 신체활동의 저하가 주 원인이었고 채소 등의 섭취는 대장암 예방효과가 있다고 했다.

또 음주의 산화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해독하는 분해효소가 약한 경우엔 대장암 발생이 높아진다. 이러한 알코올 분해효소와 관련된 유전자 유형은 서구인에서는 드물지만 한국인이나 일본인에서는 인구의 15% 이상에서 관찰된다. 따라서 한국인이 술을 마실 경우에 서구인보다 대장암 발생 확률이 높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대장암 예방 10대 원칙::

○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 야채 섭취를 늘린다.
○ 붉은색 육류나 가공육을 피하고 가금류, 생선, 두부 등을 선택한다.
○ 발효된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한다.
○ 하루 1.5L 이상의 충분한 물을 마신다.
○ 탄 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다.
○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조미료, 훈제식품 등을 피한다.
○ 음주, 흡연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유지한다.
○ 50세 이후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전문의 진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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