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2020시즌 준비하는 10개구단 토종에이스, 누굽니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7일 06시 30분


두산 이영하-키움 최원태-SK 박종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두산 이영하-키움 최원태-SK 박종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BO리그에서 외국인 원투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이들의 활약이 팀의 운명을 좌우하기에 스카우트들은 비시즌 내내 수준급 외국인투수를 찾는 데 공을 들인다.

그러나 이들을 확실한 상수로 두기는 어렵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멘탈(정신력)과 적응력 등 경기 외적인 요소도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팀의 데이터를 적립해온 토종 에이스의 활약이 더 중요하다. 2020 시즌, 10개 구단은 누구를 팀의 얼굴로 내세울 것인가.

● 두산 베어스 이영하(23)

2019 시즌 직전까지도 5선발을 놓고 경쟁하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히 토종 에이스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9경기에서 1완투승 포함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며 KBO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의 반열에 올랐고, 삼진에 의존하지 않고 맞혀 잡는 공격적인 투구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노하우도 터득했다. 올해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성공하면 그 누구도 이영하의 기량에 물음표를 달지 않을 것이다.

● 키움 히어로즈 최원태(23)

2017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팀의 확실한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 후보로도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기존의 포심패스트볼(포심) 대신 투심패스트볼(투심) 그립으로 바꿔 잡은 뒤에도 공격적인 투구가 일품이고, 지난 3년간 441이닝을 소화하며 허용한 볼넷도 105개에 불과하다.

● SK 와이번스 박종훈(29)

김광현의 빈자리를 누가 대체할 것인가. 올 시즌 SK의 성적만큼 관심을 모으는 포인트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잠수함 박종훈이다. 2016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42승을 따냈고, 시즌을 거듭할수록 4사구를 줄이며 리그 대표 언더핸드 투수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풀타임 선발 5년째인 2020 시즌은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할 기회다.

LG 차우찬-NC 이재학-KT 배제성-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LG 차우찬-NC 이재학-KT 배제성-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 LG 트윈스 차우찬(33)

지난 5년 연속(2015~2019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는 등 통산 105승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의심의 여지없는 LG의 토종 에이스다.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레퍼토리가 다양해 상대 타자 입장에선 공략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 NC 다이노스 이재학(30)

2017~2018 시즌 각 5승씩을 거두는 데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지난해 다시 10승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NC의 1군 진입 첫해인 2013 시즌부터 총 5차례나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상징성을 고려하면 토종 에이스 타이틀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올해도 일찌감치 선발 한자리를 꿰찬 만큼 지난해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 KT 위즈 배제성(24)

KT는 지난해 비로소 마음에 쏙 드는 토종 에이스감을 찾았다. 2017년 고영표, 2018년 금민철 등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KT의 창단 첫 토종 10승투수라는 타이틀을 가져간 이는 배제성이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구위가 워낙 뛰어난 데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갈수록 살아나고 있어 올해도 선발진 한자리를 지켜줄 것으로 기대가 크다.

● KIA 타이거즈 양현종(32)

말이 필요 없는 현역 최고의 선발자원이다. 국가대표 1선발이자 ‘타이거즈의 심장’이라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4월까지 5패, 평균자책점 8.01의 처참한 부진을 보이다 29경기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1위)의 성적을 거둔 2019 시즌은 양현종의 관록을 증명한 한 해였다. 올 시즌에는 통산 150승과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의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삼성 백정현-한화 장민재-롯데 박세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삼성 백정현-한화 장민재-롯데 박세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33)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의 무게감이다. 백정현이 지난 3년간 꾸준함을 유지한 게 의미가 큰 이유도 그래서다. 3년간 따낸 승수는 총 23승에 불과하지만, 점점 기복은 줄고 이닝이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내심 두 자릿수 승리까지도 노리고 있다. 백정현이 상수로 떠오른다면 삼성 입장에선 그만큼 선발진의 중심을 잡기도 수월해진다.

● 한화 이글스 장민재(30)

토종 선발 고민 해결은 한화의 숙원사업이다. 2019 시즌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9위(4.87)의 성적도 토종 선발진의 부진 탓이 컸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토종 선발진 가운데 유일하게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114이닝) 장민재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기존의 포심과 포크볼에 서드피치인 슬라이더를 추가한 것도 업그레이드를 위한 작업이다.

●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5)

지난해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100이닝 이상 소화한 장시환은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떠났고, 김원중은 마무리로 보직을 이동했다. 2017년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박세웅에게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세웅은 선발진 재건을 위한 핵심 퍼즐이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돌아온 뒤 본격적인 첫 시즌이라는 점도 큰 동기부여다.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2017시즌 0.545(최소 1위)의 2사 후 피OPS(출루율+장타율)로 위기에 강했던 면모까지 살린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