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진 전문가들은 최근 300년간 규슈 북부에서 이번과 같은 대형 지진이 일어난 적이 없었던 점을 들어 “일본 열도 전역에 지진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은 한 곳도 없음이 확인됐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21일 오전 6시 17분경 후쿠오카(福岡) 현 마에바루(前原) 시에서 규모 3.0의 지진이 일어난 것을 비롯해 사가(佐賀) 현과 오이타(大分) 현 등 규슈 지방 곳곳에서 규모 2.0∼3.0의 여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20일 이후 발생한 여진 횟수가 100회를 넘었다”고 밝혔다.
지진이 계속되자 행정당국은 산사태 위험이 큰 지역의 주민들에게 긴급대피 명령을 내렸다. 또 진앙에서 가까운 후쿠오카 만(灣) 겐카이(玄海) 섬의 주민 700여 명 전원이 섬을 떠나 육지로 대피하는 등 이재민 2300명이 후쿠오카 시내의 체육관에서 피난 생활을 했다.
다행히 규슈 일대의 철도, 전력, 가스, 수도 회사들은 기습적인 강진에도 불구하고 태풍 피해에 대처했던 경험을 살려 복구 작업을 신속하게 마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반도와 가까운 규슈 북부는 ‘지진 대국’인 일본에서도 지진에 관한 한 안전한 곳으로 분류됐던 지역. 후쿠오카 앞 겐카이나다(玄海灘)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700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지진 대책 종합보고서’에도 “규슈 북부에서 규모 6.0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1000년에 1회 미만”이라고 돼 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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