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미리보기⑧] “자꾸 경기가 하고 싶어요” SK 김창평의 오늘과 내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1일 07시 30분


SK 김창평. 스포츠동아DB
SK 김창평. 스포츠동아DB
“자꾸 경기가 하고 싶어요.”

진정한 데뷔 시즌을 앞뒀다. 힘찬 도약을 준비한 SK 와이번스 김창평(20)은 초록빛 그라운드에서 뛰는 시간이 유독 즐겁다.

내야 센터라인의 새 얼굴이다. 김창평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지는 자체 연습 경기서 1군 수펙스 팀의 주전 2루수를 맡고 있다. 핵심 보직을 부여받고 프로 2년차를 맞는 그는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말투나 행동에 부쩍 여유가 붙었다. 2019년 어깨 재활과 호주 마무리 캠프, 2020년 1·2차 스프링캠프에서 혹독한 훈련을 견뎌낸 그에겐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김일경 수비 코치가 김창평의 성장 과정을 세심히 살폈다. 데뷔 첫 해인 2019년 6월 왼쪽 어깨가 빠져 재활에 돌입한 김창평과 유쾌한 변신을 계획했다. “송구 동작이나 스탭에서 미흡한 모습이 많았다. 재활군에 머무르는 동안 하체 위주의 기본기, 기술 훈련을 체계적으로 병행했다”고 돌아본 김 코치는 “이제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 안정감이 생기면서 스스로 가진 힘을 사용할 줄 알게 됐다”고 칭찬했다.

어려운 시기를 돌파해나가는 김창평을 보며 내심 기특한 마음도 품었다. 김 코치는 “호주 마무리 캠프 때는 정말 힘든 훈련을 했다. 그런데 그걸 묵묵히 버텨 내더라”며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준비 과정을 물어보니 마음속에 자신감이 확실히 자리 잡은 것이 보였다”고 반겼다. 이에 김창평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코치님의 열정덕분에 힘든 것도 모르고 훈련을 했다”고 미소 지었다.

효과를 몸소 느끼는 중이다. 스스로도 “2루 수비가 많이 익숙해졌다”고 자신한다. 곁에서 변화 과정을 지켜봐온 김 코치의 평가도 같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즌 개막이 미뤄지면서 김창평은 자체 청백전을 통해 경기 운영 능력을 차곡차곡 익히고 있다.

“경기에 온 정신을 쏟고 있다.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는 김창평은 “생각했던 플레이들이 하나씩 나온다. 이제 방어적인 자세보다는 ‘공격적으로 수비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요즘 열정이 불타오른다. 계속 경기를 하고 싶다. 빨리 정규시즌을 출발해서 다른 팀들과도 붙어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키스톤 콤비를 이룬 정현과의 호흡에도 날로 안정감이 생긴다. 강화도 2군 숙소에서 지내는 둘은 야간마다 추가 훈련을 자처하는 등 열의가 남다르다.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고 싶다”는 김 코치도 늘 함께한다.

김창평은 “현이 형과 단짝처럼 함께 다니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내게 타구가 오면 형이 ‘천천히 하라’고 소리를 쳐주기도 한다. 그러면 급한 마음이 들 때도 여유가 생긴다. 서로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반겼다.

체격을 키우면서 힘이 절로 붙었다. 웨이트 훈련을 통해 입단 당시 77㎏였던 몸을 80㎏까지 불렸다. 장기적으로는 85㎏까지 보강하는 것이 목표다. 본래 타격에 강점이 있었던 김창평은 청백전 7경기에서도 타율 0.316 4타점 3득점으로 쾌조의 감각을 선보이는 중이다. 주력을 살려 3루타도 2개나 만들어냈다.

그는 “좋아지는 단계다. 지난해와 비교해 힘이 확실히 좋아졌다. 덕분에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스킬이 생겼다”며 “이진영, 박재상 타격 코치님들의 조언에 따라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창평과 동고동락해온 김 코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2020시즌을 마친 뒤 김창평이 당당히 신인왕을 거머쥐는 장면이다. SK 자체적으로는 2000년 이승호 이후 20년 만의 경사다. 김 코치는 “만약 창평이가 신인상을 받는다면 직접 꽃다발을 사들고 시상식장을 찾아 축하해주고 싶다. 그런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마음껏 뛰어놀 준비가 되어있다. 김창평은 “건강해야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철저히 몸 관리를 하면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면 기술적인 부분은 잘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힘 줘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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