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뒤흔든 ‘손흥민 판독’ 논란… “VAR, 축구 죽이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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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전 시즌 첫 도움 올리고 두번째골 기여했지만 노골 선언
동일선상인데 “오프사이드”… “판정 지나쳐” 언론 비판 잇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이 21일(현지시간) 레스터시티와의 6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레스터=AP 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이 21일(현지시간) 레스터시티와의 6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레스터=AP 뉴시스
시즌 첫 도움을 올린 토트넘 손흥민(27)이 비디오판독(VAR)의 희생양이 됐다. 현지 언론에서도 판독 결과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토트넘은 21일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 29분 손흥민의 감각적인 힐 패스에 이은 해리 케인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24분과 40분에 연달아 골을 허용하면서 시즌 2패(2승 2무)째를 당했다.

토트넘은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세르주 오리에가 다시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노골이 됐다. 이 과정에서 심판은 오리에의 슈팅 전에 손흥민이 오프사이드 반칙을 했다고 판단했다.

상황은 이랬다. 탕기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질주한 뒤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수비수를 맞고 오른쪽으로 튀었다. 이 공을 오리에가 받아 슈팅을 하면서 골을 성공시켰지만 주심은 VAR 판독을 선언했다. 손흥민이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을 때 오프사이드 위치였다는 것이다.

손흥민의 오프사이드 관련 비디오판독(VAR) 화면. 손흥민(가운데)과 레스터시티 수비수 조니 에번스(오른쪽)의 위치를 놓고 심판은 손흥민의 오프사이드였다고 판정했다. SPOTV 화면 캡처
손흥민의 오프사이드 관련 비디오판독(VAR) 화면. 손흥민(가운데)과 레스터시티 수비수 조니 에번스(오른쪽)의 위치를 놓고 심판은 손흥민의 오프사이드였다고 판정했다. SPOTV 화면 캡처
판독실에서는 화면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면서 손흥민의 위치를 선을 그어가며 확인했다. 화면상 손흥민의 어깨-허리-허벅지-발은 모두 오프사이드 라인과 같은 선 위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럴 경우는 오프사이드 라인이 아닌 걸로 판정된다. 손흥민의 팔이 앞으로 나왔지만 팔은 오프사이드 판정 기준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심판은 1분 20초가량 화면을 지켜본 끝에 노골을 선언했다. 오리에의 득점이 무효가 된 뒤 토트넘은 잇달아 골을 내줬다. 손흥민은 패배가 확정된 직후 아쉽다는 듯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천천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가 끝난 뒤 현지에서는 판정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나치게 엄격한 VAR가 레스터시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축구 전문가 디온 더블린 역시 “손흥민의 어디가 오프사이드였는지 알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이자 방송 해설자로 활약하고 있는 게리 리니커는 트위터에 “레스터시티에는 도움이 됐겠지만 지금의 VAR는 쓰레기처럼 쓰이고 있다. 경기에 도움을 줘야 할 VAR가 축구의 생명력을 빨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손흥민#var#토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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