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해리스 美대사 11월 사임… 한국 근무 좌절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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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 대변인, 적극 부인안해… 방위비협상-한일 갈등 과정서
진전 없을때 피로감 토로하기도… 남북관계선 ‘내정간섭’ 비판받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11월 이후 사임 계획을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주한 미대사관은 “해리스 대사의 한미동맹 강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지만 해당 보도를 적극 부인하지는 않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9일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 대사가) 개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한국에서 더 일하기보다는 11월까지만 머물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가 한국에 와서 겪은 긴장과 소동들로 좌절감을 표했다고도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미 태평양사령관을 마친 뒤 2018년 7월 7일 주한국 대사로 부임했다. 올해 11월까지 머문다면 2년 4개월 남짓 재임하는 셈이다. 통상 3년 정도인 대사 임기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전임인 마크 리퍼트 전 대사도 2년 2개월 근무한 바 있다. 특히 11월 미 대선에서 정권이 바뀐다면 대사 전원이 재신임 절차상 사임하는 게 외교상 관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정치 일정보다는 해리스 대사가 그간 한미 동맹 업무나 국내 일부의 개인적 비난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해리스 대사가 부임한 이후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이나 한일 갈등으로 인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및 연장 과정에서 직무상 부담이 작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워싱턴 소식통은 “한미 간 논의나 협상 과정에서 본인이 열심히 뛰는데도 진전이 없을 때 피로감을 느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에 있어 한미 협의를 강조해 ‘내정간섭’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내 일각에서는 그의 콧수염이 ‘조선총독’을 연상시킨다거나 일본계 혈통임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일련의 사건들이 해리스 대사에게 영향을 줬다고 했다. 한 소식통은 “열심히 노력해도 고마워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주한 미대사관은 해리스 대사의 업무 지속을 강조하면서도 사임설과 관련해 적극 부인하지는 않았다. 윌리엄 콜먼 주한 미대사관 대변인은 “해리스 대사는 미국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 봉사하고자 한다”고 했다. 해리스 대사는 사임설 보도 이후 트위터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사령관과 16인용 식탁 양 끝에 앉은 사진을 올리며 “(함께) 멋진 점심 식사를 했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실천했다”고 적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한기재 기자
#해리 해리스#주한 미국대사#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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