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베이징 지국장 “김정남은 美 정보당국 최고의 대북 정보자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3일 15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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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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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설이 미 정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저서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에서 김정남의 CIA 정보원설을 제기한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지국장은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간담회를 갖고 “김정남은 마지막 몇 년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각지에서 미 정보요원과 만나 김 위원장 및 북한 정권에 관한 정보를 넘겼다”고 주장했다. 김정남이 북한 밖을 떠도는 동안에도 북한 최고위층과의 접촉을 유지했고, 특히 2013년 말 공개 처형된 고모부 장성택과 매우 친밀한 사이였다고 덧붙였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김정남은 미 정보당국에 가장 얻기 어려운 최고의 대북 정보자산이었다”고 단언했다. 과거 CIA에 북한에 관한 인적 정보자산은 거의 없었으며 CIA가 김정남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면 북한 정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정남이 살해 당시 현금 12만 달러(약 1억4400만 원)를 지녔던 것에 대해서는 “정보 대가일 수도 있고 카지노 사업에서 번 돈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김 위원장이 이복형이 CIA 정보원임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백투 혈통인 김정남이 일본 언론인 등을 만나 북한을 공개 비판했다. 여기에 미 정보원설까지 가세했다면 김 위원장에게는 반역으로 여겨졌을 것”이라며 “그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답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도 “어린 시절을 스위스에서 보낸 김 위원장이 개방적이고 민주주의적 사고를 가지고 있을 거라 예상하지만 그 반대”라며 “그는 스위스에서 이방인이자 학교 적응에 힘들어하는 보통 아이에 불과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자신의 권력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하게 만들었다. 정권 보장이 가장 중요하므로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전 김정남의 CIA 정보원설에 대해 “내 재임 중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대북 정보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의미가 아니다. 당신의 해석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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