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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세진]‘차이나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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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정세진]‘차이나 엑소더스’

정세진 논설위원 입력 2018-12-10 03:00수정 2018-12-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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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개혁 개방과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이끌자고 강조했다. 물론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발언이다. 중국 공산당이 내세우는 공식 이념은 ‘중국식 특색 사회주의’다. 지금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강조하지만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사회주의 색채로 돌아설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고 시진핑 주석 체제다. 그리고 시장경제도 나라 안에서 주장하는 것과 밖에서 주장하는 것의 온도차가 크다.

▷최근 중국 최대의 검색 포털 업체 바이두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이 최대 56만 위안(약 9128만 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공산당원 채용에 나섰다. 일정 규모 이상의 모든 기업에 공산당원의 수를 늘리고 영향력을 확대하라는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무역분쟁으로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 여론마저 고조되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기업 내 공산당 조직 확대에 나선 것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들이 기업 내 공산당 조직까지 확대하라고 하니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기업인들이 중국에 환멸을 느끼며 떠나는 ‘차이나 엑소더스’ 현상을 보도했다. 시장경제를 하는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중국만의 대표적인 규제가 ‘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할 경우 50% 이상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합작기업 설립 조건이다. 이 제도를 통해 중국이 미국 기업의 특허를 훔친다는 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의 주장이다. 중국의 지난해 세계 특허 출원은 138만 건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중국 내 외국 기업 철수가 중국 정부의 압박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오른 인건비나 환경규제 강화 등 예전과는 달라진 여건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차이나 엑소더스’에는 중국 정부 혹은 공산당이 언제든 입맛대로 민간기업을 주무를 수 있다는 중국 내 외국 기업의 우려가 짙게 묻어 나온다.
 
정세진 논설위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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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무역전쟁#디디추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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