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벤투 폄하’에 팬들 뿔났다…“축협 부회장서 내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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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8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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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19.7.8. 뉴스1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19.7.8. 뉴스1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해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국이 16강전에서 패배한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4년을 준비하면서 벤투호에 염려스러운 부분이 사실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무대에서 빌드업 축구가 통할지, 이강인 선수가 뛸 수 있을지 등의 우려가 있었다”며 “벤투 감독의 고집이라면 고집일 텐데, 그 전략이 과연 월드컵에서 먹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역전승을 만들었을 땐 ‘벤투호의 뚝심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저는 좀 아이러니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그전에 4년간 벤투 감독이 보여줬던 선수 구성이나 선수 교체 타이밍, 전술 등이 이번 카타르 월드컵 동안에는 완전히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4년 전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안 했다고 보이는데 이번 월드컵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그대로 보여줬다”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변화했는지 저도 사실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벤투 감독의 재계약과 관련해선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 연봉(인상)이나 벤투 감독을 원하는 팀들이 많이 나오게 돼 대한민국이 잡기 힘들 것이고, 결과가 안 좋았다면 역대 (사례를) 봤을 때 팬들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이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치고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치고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벤투 감독에 따르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난 뒤 재계약을 제의했으나, 벤투 감독이 이를 거절했다. 벤투 감독은 2026년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보장해주길 바랐지만 축구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보장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2+2년’ 방안을 제시했다. 벤투 감독이 카타르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확신하지 못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도 라디오에서 이를 언급하며 “아마 벤투 감독은 (2+2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가셨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외국인 감독 중에 이 조건으로 계약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2+2? 다시 과거로 복귀하네” “꼭두각시 하나 앉혀놓고 말 잘 들으면 2년 연장시켜주겠다는 것 아닌가”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부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도 그를 향한 비난이 빗발쳤다. 한 누리꾼은 “김병지를 보면서 한국 축구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더 나은 한국 축구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부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길 바란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벤투는 정말 좋은 감독이었다. 축구협회에서 벤투를 깎아내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병지는) 한국 축구의 악의 축”이라는 원색적 비난도 있었다. 김 부회장을 성토하는 댓글은 8일 오후 4시 기준 2200개가 넘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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