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이 300억 투자한 금강산 문화회관 해체 정황…지붕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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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23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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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2019년 10월 29일 공개한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 중 문화회관의 모습. (통일부 제공) 뉴스1
통일부가 2019년 10월 29일 공개한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 중 문화회관의 모습. (통일부 제공) 뉴스1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인 문화회관의 지붕을 모두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북한의 금강산 관광지구 자체 개발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정부는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이라며 일방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3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민간 위성사진 ‘플래닛랩스’가 전날 금강산 관광지구 일대를 촬영한 사진에서 문화회관 지붕이 사라졌다.

과거 위성사진에서는 밝은 회색빛의 돔 형태 지붕이 뚜렷하게 보였지만, 현재는 지붕을 받치던 틀만 절반 정도 보이며 내부 공간도 드러났다.

문화회관 지붕은 지난 7일경부터 해체 조짐을 보였다. 당시 위성사진에서 밝은색이던 지붕이 절반 정도 어두워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붕이 뜯기면서 아래 실내가 어두운 색상으로 표시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두운 영역이 넓어지더니 전날 사진에서는 지붕이 완전히 사라졌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문화회관 지붕이 지난달 4일에는 보였으나 전날에는 해체돼 보이지 않고 있다. (플래닛랩스) 미국의소리 캡처
금강산 관광지구 내 문화회관 지붕이 지난달 4일에는 보였으나 전날에는 해체돼 보이지 않고 있다. (플래닛랩스) 미국의소리 캡처
620석 규모의 문화회관은 북한 교예단이 남측 관광객을 상대로 공연을 펼쳤던 장소로, 한국관광공사가 300억 원을 투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 금강산을 시찰한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금강산에선 지난 3월부터 현대 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이 철거되기 시작했으며 4월엔 한국의 리조트 기업 아난티가 운영하던 금강산 골프장의 8개 숙소동이 모두 해체됐다.

이와 관련해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3월부터 (북한에서) 해금강호텔, 금강산 골프장에 이어 최근 온정각과 문화회관에 대한 철거 동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이 명백한 남북 합의 위반이며 우리 재산권에 대한 불법적인 침해로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일방적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일부는 지난 4월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여러 차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확인을 요청하고 금강산 관광 문제 일체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답변받지 못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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