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자랑 결혼, 거지 같은 XX”…막말 공무원, 사과 자리서는 ‘씨받이’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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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17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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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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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주민센터의 한 공무원이 민원인에게 폭언과 혐오 발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은평구 공무원에게 폭언을 당한 피해자 A 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작년 8월 A 씨는 외국인 주민등록 절차를 위해 주민센터에 전화했다. 문의를 마친 A 씨는 전화를 끊고 있었는데 전화가 완전히 끊어진 줄 알았던 공무원 B 씨는 폭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B 씨는 “외국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한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 하는 것 아니냐”, “거지 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같아 ‘가면 바로 돼요?’ 지금 왔었겠다 XX아”라며 A 씨와 부인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B 씨의 동료는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당시 필요한 서류 확인을 위해 전화를 녹음하고 있던 A 씨는 욕설을 듣고 재차 전화했다. B 씨는 A 씨에게 욕한게 아니라며 변명을 하다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만나서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YTN 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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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저녁 공무원 선배와 함께 A 씨를 만난 B 씨는 그 자리에서도 혐오발언을 했다고 한다. B 씨는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결혼하고 그냥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다. 매체에서 보고”라고 말했다.

A 씨는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고 그냥 변명만 하는 거였다. 제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냥 씨받이로 취급한 것” 이라고 분노했다. 또 B 씨는 ‘9급 공무원이어서 결혼을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만하게 본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아내가 외국 명문가 출신이라고 밝힌 A 씨는 “(아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 한국 남자랑 결혼했다는 이유로 씨받이 취급을 받으니까 충격을 받았다”며 “아내가 한국에 대해 항상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무원한테 이런 대접을 받으니까 계속 살 수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B 씨가 근무하는 주민센터는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A 씨는 “정식으로 동장님이 사과 전화를 한다든지 이런 사후 절차가 있을 줄 알았다”며 “9개월 동안 동장님이 사과 전화 한번 안 하시고 그냥 사건은 없었던 걸로 하려는 걸로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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